2013년 11월 26일 화요일

7주간의 북한산(北漢山) 종주

7주간의 일정으로 서울의 진산 북한산(北漢山)을 종주하였다. 종주라고해서 거창해 보이지만 일주일에 한번 북한산의 주요 능선을 산행한 것이다. 등산을 꽤나 좋아하는 편이지만 북한산은 자주 가보지 못했다. 지난 여름 동안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아서인지 배는 계속 나오고 소화 불량 증상까지 생겼다. 그래서 살도 빼고 건강을 되찾기 위해서 북한산 산행을 결심했다.
첫째주는 우이동입구-도선사-하루재-백운산장-백운대의 왕복 산행을 선택했다. 일반인들에게 가장 많이 찾는 코스다. 어떤 이는 등산을 하는 이유가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는 묘미 때문이라고 한다. 산은 오를 때는 무척 힘들지만 산 정상에서 느끼는 성취감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백운대는 거대한 암봉으로 슬랩구간은 난간을 잡고 올라가야만 한다. 백운대에서는 도봉구와 노원구 일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산 위에서 도심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절로 무아지경이 된다.



둘째주는, 불광역-족두리봉-향로봉-비봉-사모바위-구기동 입구로 하산하는 코스를 선택했다. 족두리봉은 높지는 않지만 암릉구간이 꽤 가파르다. 향로봉과 비봉 정상은 위험구간으로 일반 등산객의 출입이 제한되어 있다. 위험구간은 굳이 오르지 않아도 된다. 산행의 목적은 반드시 정상에 오르는 것이 아니며 자신의 실력에 맞게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 사모바위는 예전 벼슬아치들이 썼던 사모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사모바위는 북한산에서 가장 조망이 뛰어난 곳으로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케하는 의상능선과 북한산의 주봉인 백운대 만경대 노적봉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셋째주는 산성입구-응봉능선-사모바위-승가봉-문수봉-대남문-구기동입구 코스를 선택했다. 산행은 항상 처음 언덕 오를 때가 어렵다. 그러나 능선에 접어들면 보행에 리듬이 생기고 주변 경치를 감상하면서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긴다. 응봉능선은 사모바위 도착하기 바로 전 슬랩구간이 약간 난이도가 있는 편이다. 사모바위에서 승가봉을 거쳐 문수봉으로 가는 코스에서는 청수동암문까지 오르는 고갯길이 상당히 힘든 편이다. 그래도 문수봉에서 바라본 보현봉의 모습은 그야말로 동양산수의 진수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훌륭한 경치를 자랑한다. 산행이 아무리 힘들어도 이렇게 멋진 경치를 보게 되면 그간의 고생이 단번에 사라진다. 


넷째주는 산성입구-의상봉-용출봉-용혈봉-증취봉-나월봉-나한봉-문수봉-대남문-구기동입구 코스를 선택했다. 의상봉능선이라고도 불리는 이 코스는 북한산의 여러 능선중에서도 가장 힘들고 난이도가 높은 코스다. 특히 의상봉을 오르는 슬랩구간이 매우 가파르다. 의상능선은 북한산의 여러 능선 중에서 가장 수려한 경치를 자랑한다. 특히 용출봉과 용혈봉등 우뚝 솟은 암봉들이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고 있다. 의상봉을 넘어서 가사당 암문 아래에는 국녕사라는 절이 있는데 이 절에는 거대한 좌불이 있다. 나월봉은 역시 위험구간으로 일반 등산객의 출입이 제한되어 있어서 우회할 수 밖에 없었다. 



다섯째주는 산성입구-원효봉-백운동계곡-백운대 암문-백운대-백운산장-도선사-우이동입구 코스를 선택했다. 원효봉 정상에서 백운대 만경대 노적봉의 위풍당당한 모습을 보면 잔잔한 감동이 밀려온다. 북한산은 같은 봉우리라도 보는 각도에 따라서 느낌이 다르다. 원효봉능선은 원래 염초봉 백운대로 뻗어 있으나 염초봉은 위험구간이라 백운대 계곡쪽으로 하산하여 다시 올라가야 한다. 백운대 옆에는 거대한 암봉인 인수봉이 있는데 클라이머들이 열심히 암벽을 오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인수봉 너머로 도봉산의 자운봉과 오봉능선이 장엄하게 펼쳐져 있다. 


여섯째주는 우이동입구-백운대 암문-만경대와 노적봉능선-용암문-동장대-대동문-대성문-대남문-구기동입구 코스를 선택했다. 흔히 말하는 산성 주능선 코스에 해당한다. 이 코스의 하이라이트는 만경대와 노적봉사이의 암릉구간인데 난간이 설치되어 있지만 난이도가 높은 구간이다. 용암문에서 대남문까지는 능선을 따라 산성이 이어져 있고 산성을 따라서 그저 걷기만 하면 된다. 산성주능선에서는 북한산의 주봉인 백운대와 만경대,인수봉,노적봉을 한눈에 볼 수 있는데 북한산이 뿜어내는 신비오움과 기(氣)가 느껴졌다. 



 일곱번째 주는 정릉입구-칼바위능선-보국문-대성문-형제봉능선-국민대입구 코스를 선택했다. 칼바위능선의 암릉구간은 가파른 곳이 많고 난간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서 조심스런 트레킹이 요구된다. 대성문에서 형제봉으로 이어지는 코스는 평이하지만 형제봉에서 바라본 북한산과 서울시내의 조망은 매우 뛰어나다. 보현봉은 문수봉에서 바라볼 때와는 사뭇 다른 장엄한 모습이다. 형제봉에서 바라본 평창동과 북악산 인왕산 그리고 북악 스카이웨이의 모습은 아파트가 즐비한 서울시내의 모습과는 또 다른 정취를 자아낸다.



 북한산은 높지는 않지만 매우 깊은 산이다. 봉우리와 능선이 많고 탐방로도 다양하다. 북한산의 가장 큰 매력은 수려한 경관이다. 백운대,만경대,인수봉,노적봉,보현봉등 암봉들의 아름다운 경치가 북한산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고령화 시대 등산이 대세라고 한다. 독일의 미래학자 마티아스 호르크스도 트레킹이 일반인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등산은 이제 웰빙을 넘어 힐링이다. 등산은 곧 치유다. 진정으로 치유를 원한다면 산으로 가라고 말하고 싶다. 

2013년 11월 3일 일요일

21세기 다극화 시대의 신국제질서

구소련 붕괴후 냉전체제가 종식되면서 한때 팍스아메리카나의 시대가 도래한 것으로 생각되었다. 하지만 불과 20년 만에 미국의 일극(一極)적 패권 시대는 막을 내리고 말았다. 이라크전과 미국 재정위기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의 부상으로 국제질서는 다극화 시대로 재편되어 가고 있다. 다극화 시대 세계 정치경제의 주축을 이루는 초강대 국가는 미국,유럽연합,러시아,중국이 될 것이다.
1. 미국은 재정위기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막강한 군사력을 보유한 군사 대국이고 앞으로도 군사력의 우위를 통해 전세계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것이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은 앞으로 유럽지역에서는 나토,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는 일본,호주등 강력한 동맹관계를 축으로 중국과 러시아의 세력 확장을 견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 국가부채가 과도하고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감소로 미국의 위상은 계속해서 추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2. 유럽연합(EU)은 군사력에서는 미국의 영향력 아래에 놓여 있지만 미국의 GDP를 증가하는 경제력과 산업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경제 분야에서 상당한 지위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또한, NATO를 중심으로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확장하려 할 것이다. 유럽연합은 유로화의 성공적인 통합과 높은 산업경쟁력으로 인해 정치 경제 분야에서 상당한 지위를 이어갈 것이다. 하지만 미국과 마찬가지로 경제 성장이 정체되고 높은 실업율등 경제적 활력이 떨어지는 것이 유럽연합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3. 러시아는 석유와 천연가스등 엄청난 지하자원과 세계 최고의 군사기술을 바탕으로 유럽과 아시아에 걸친 대제국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러시아는 경제력 측면에서는 서방에 비해 뒤지지만 미국에 버금가는 군사기술력과 핵 억제력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벨라루스 카자흐스탄등 구소련 국가들과 유라시아 연합을 결성하여 구소련권 경제통합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상하이협력기구를 통해서 유라시아대륙을 넘어 아시아태평양지역으로까지 정치적 영향력을 확장하려 하고 있다. 다만 넓은 국토에 비해 인구가 적고 경제적 위상이 낮은 점이 러시아의 최대 단점이다.
4.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경제발전에 주력하여 미국 경제력의 절반을 넘어서는 경제대국이 되었다. 중국의 경제발전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며 2019년에는 미국의 GDP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앞으로는 첨단 산업기술 수준과 군사력을 강화하여 경제강국을 넘어 패권국가로서 굴기하려 하고 있다. 다만, 중국의 부상을 우려하는 미국의 견제를 극복하는 것이 중국 굴기의 최대 과제가 되고 있다.
이들 초강대국들 외에도 인도와 브라질도 주목할 만하다. 인도는 브릭스(BRICS)국가의 일원으로 앞으로 높은 경제성장이 예상되며 과거 비동맹세력의 맹주로서 앞으로도 강대국의 지위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단, 인도는 제조업기반이 취약하고 낙후된 사회경제 시스템으로 인해 단기간에 패권국가가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은 역시 브릭스(BRICS)국가의 일원으로 넓은 국토와 많은 인구를 보유한 성장 잠재력이 높은 국가다. 당장은 요원한 일이겠지만 브라질은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와 함께 EU에 버금가는 라틴아메리카 연합의 주도국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세계 정치 경제 질서는 미국,유럽연합,러시아,중국이 주도하는 4극 체제의 다극화 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