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29일 토요일

퍼거슨(Ferguson) 민중항쟁의 의의

퍼거슨(Ferguson) 사태는 이제 민중항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이 세월호로 분열되었듯이 미국은 퍼거슨 사태로 분열되고 있다. 퍼거슨 민중항쟁은 유색인종과 피지배계층을 탄압하고 착취해온 백인기득권세력들에 대한 저항운동이다. 비무장 흑인청년 마이클 브라운(Michael Brown)을 사살한 백인경찰 대런 윌슨(Darren Wilson)에게 미법원은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이것은 미국이 백인우월주의의 나라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의 민중들은 격렬한 분노와 함께 항의시위를 펼치고 있다. 퍼거슨 시위는 전 미국으로 확산되었으며 미주리주에는 주 방위군이 투입되었다. 경찰과 방위군은 시위대에 최루가스를 살포하고 고무총탄을 발사하는 등 시위대의 의견을 듣기는 커녕 강경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 퍼거슨 시위로 미 전역에서 400여명이 체포되었다. 퍼거슨 총격 사건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미국사회에서 흑인과 유색인종에 대한 인종차별과 인권탄압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이다. 미국 최대의 소비일인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아 미국의 민중들은 "No Justice, No Profit!"(정의가 없으면, 이윤도 없다!)을 외치며 소비거부 투쟁을 벌였다. 퍼거슨 시위에는 유색인종뿐만 아니라 많은 백인들도 참여하고 있다. 퍼거슨 민중항쟁은 인종차별에 대한 투쟁을 넘어 유색인종과 피지배계층을 탄압하고 착취해온 소수 백인기득권세력들에 대한 기층민중들의 저항운동이다. 퍼거슨 항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며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다. 퍼거슨 시위를 발생시킨 근본원인이 흑인청년에 대한 단순한 총격사건이 아니라 미국사회의 근본적인 모순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퍼거슨 사태에서 보듯이 미국의 인종차별과 인권탄압은 어느 나라보다도 심각하다. 그런데도 미국은 자신들의 문제를 고치려고 하지는 않고 뻔뻔하게 다른 나라의 인권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이것은 미국의 가증스런 이중잣대에 불과하다. 마지막으로, 미국에 사는 170만 한인동포들도 퍼거슨 민중항쟁에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다. 백인우월주의와 인종차별주의의 희생자는 흑인 뿐만이 아니다. 한인들도 그동안 백인우월주의자들로부터 많은 차별과 불이익을 당해 왔다. 이제 미국의 한인들은 더이상 백인기득권세력들의 종노릇을 하며 굴종의 삶을 살아서는 안된다. 모든 유색인종들 그리고 기층민중들과 함께 퍼거슨 투쟁의 대열에 합류하여야 할 것이다.

2014년 11월 26일 수요일

퍼거슨(Ferguson)사태에 대한 단상

퍼거슨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미국 법원이 비무장한 흑인청년을 사살한 백인경찰에게 불기소처분을 내린데 대해 항의하는 시위가 전 미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퍼거슨 사태는 단순히 백인경찰이 흑인청년을 총살한 사건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것은 미국의 뿌리깊은 인종차별과 인종간 갈등이 이 사건을 계기로 분출한 것이다. 오늘날의 미합중국은 사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땅이다. 미국의 지배계층인 앵글로색슨계 백인들은 아메리칸 원주민(인디언)들을 학살하고 그들의 땅을 빼앗았다. 또한, 아프리카에서 흑인노예들을 수입해와서 그들을 마구 부려먹고 착취했다. 과거 미국의 백인들은 인디언과 흑인들을 인간취급조차 하지 않았다. 노예제도가 폐지된 이후에도 흑인들은 여전히 차별의 멍에를 쓰고 하층민으로 천대를 받으며 살아왔다. 미국에서 인종차별을 받는 인종은 비단 흑인뿐만이 아니다. 백인들은 히스패닉과 아시아인들도 자신들보다 열등한 인종으로 차별대우를 한다. 미국인구의 1/3에 해당하는 유색인종(히스패닉 포함)들은 주로 저임금 노동이나 상업을 하며 백인들의 들러리로 살고 있다. 미국의 지배계급인 앵글로색슨계 백인들은 기독교적 선민사상을 갖고 있으며 유색인종을 야만적인 인종으로 보고 그들을 지배하는 것을 자신들의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인종적 우월주의와 타인종에 대한 편견은 나찌독일에 버금가는 것이다. 퍼거슨 사태는 이렇게 미국사회에 뿌리박힌 백인우월주의와 인종차별에 기인한 것이다. 또한 미국의 유색인종들은 대부분 저임금 노동을 하며 살기 때문에 백인들에 비해 상대적 빈곤감과 박탈감을 갖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문화적,경제적 이유로 인해 미국의 유색인종들 특히 흑인들은 백인들에 대해 뿌리깊은 적대감을 갖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백인들이 우월적 입장에서 흑인등 유색인종들을 멸시하고 차별대우하는 것이다. 이처럼 인종갈등이 위험수위에 도달했는데도 미국의 백인들은 여전히 인종차별주의를 버리지 않고 있다. 미국은 스스로를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나라라고 선전하고 있으나 흑인을 인간취급하지 않는 백인우월주의의 나라 이것이 바로 미국의 적나라한 실상이다.

2014년 11월 15일 토요일

중국의 신실크로드(New SilkRoad) 건설의 의의

중국은 21세기 신실크로드  건설을 주장하면서 실크로드 경제권의 인프라에 4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실크로드는 2천년 전부터 중국과 서역을 잇는 무역로로 이용되어왔다. 육상 실크로드는 중국의 서안에서 시작하여 돈황,우르무치,사마르칸드,테헤란을 거쳐 다마스쿠스와 이스탄불까지 이어진다. 하지만 실크로드는 돈황과 다마스쿠스를 잇는 사막길에 국한되지 않는다. 실크로드는 넓은 의미에서 동양과 서양을 잇는 모든 교통로를 의미한다. 그리고, 상하이에서 시직하여 싱가포르,인도의 코친을 거쳐 페르시아만과 아프리카까지 연결되는 해상실크로도 있다. 중국의 신실크로드 건설 계획은 단지 옛 비단길을 부활한다는 의미를 넘어 유라시아대륙을 관통하는 거대한 경제권을 만들겠다는 야망이 담겨 있다. 실크로드 경제권은 유라시아 동맹(러시아,벨라루스,카자흐스탄), 중국, 인도등 유라시아 3대 경제권과 중동의 이슬람 지역을 아우르는 초거대 경제권이다. 15세기 대탐험시대 이후 20세기까지는 바다를 지배한 세력이 세계를 지배하였다. 육상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해상운송이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물자를 수송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때문에 일찌기 선박항해기술이 발달한 나라들이 해상무역을 주도했고 그들이 결국 세계의 패자가 되었다. 포르투갈,스페인,네덜란드,영국 그리고 미국이 바로 그들이다. 하지만 21세기는 우주항공시대로 이제 화물을 제외한 사람의 장거리 수송은 비행기가 담당한다. 그리고, 열차와 자동차등 육상 운송수단의 발전으로 과거에 비해 육상교역이 훨씬 수월해졌다. 최근에는 파이프라인의 설치로 유조선이 담당하던 원유와 천연가스의 운송마저 이제 육상이 담당하는 추세이다. 또한, 달탐사와 우주정거장을 건설하는 우주개발 시대에는 해양국가보다는 육상국가가 훨씬 유리하다. 14세기까지는 바다의 시대가 아닌 초원의 시대였고 실크로드를 장악하는 세력이 세상을 지배했다. 당나라와 몽고제국이 바로 그들이다. 중국은 신실크로드를 건설하여 유라시아 대륙의 경제와 무역을 주도함으로써 과거 대당제국과 몽고제국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21세기 초원의 시대가 다시 부활했다.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실크로드를 장악하는 세력이 세상을 지배할 것이다.

2014년 11월 11일 화요일

러시아와 중국, 신유라시아 제국의 등장

러시아와 중국은 APEC총회에서 동시베리아 파이프라인에 이어 서시베리아 라인(알타이 라인)을 통한 가스공급협정을 체결했다. 서시베리아 라인으로 제공되는 가스는 사실상 러시아가 유럽에 공급하던 가스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의 대러시아 경제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러시아의 대유럽 가스공급도 감소하고 있다. 대신 러시아는 유럽을 대체할 새로운 가스공급처로 중국을 선택했다. 이번 가스공급협정의 체결로 중국은 유럽을 제치고 러시아의 최대 가스공급처가 되었다. 물론 가스대금은 달러가 아닌 위안화나 루블로 결제한다. 최근 러시아와 중국은 에너지분야뿐만 아니라 경제,군사,인문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2020년까지 양국은 교역량을 두배이상 증가시킬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이처럼 긴밀해진 이유는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이다. 소치올림픽 시기를 이용해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반정부 세력을 동원해 야누코비치 정권을 전복하고 키에프에 친서방 정부를 수립했다. 러시아는 이것을 미국이 개입한 불법 쿠데타로 간주하고 있다. 18세기 이후 러시아의 일원이었으며 러시아인이 인구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우크라이나를 대다수 러시아인들은 러시아의 일부로 생각할 뿐 독립국가로조차 인정하지 않는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집착을 보인 이유는 러시아의 부활을 막기 위해서다. 미국의 전략가인 브레진스키는 만약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에서 떼어낸다면 러시아는 제국으로 부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러시아와 중국의 접근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필연적 결과일 수 밖에 없다. 또한 최근 홍콩의 반중국시위가 서방의 개입으로 인해 중국을 자극하면서, 중-러의 전략적 접근에 더욱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정변유도는 러시아와 중국의 지정학적 반미연대를 강화시킴으로써 오히려 득보다는 실이 클 것으로 보인다. 러-중 양 대국은 국제무대에서도 발빠르게 반미전선을 구축해가고 있다. 러시아는 브릭스등 신흥국가들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서방주도의 세계 경제질서에 타격을 가하려 하고 있다. 중국은 21세기 신실크로로드건설을 제창하면서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교류를 강화하려 하고 있다. 러시아의 브릭스 강화 움직임이나 중국의 신실크로드 건설은 모두 서방의 경제헤게모니에 위협이 되는 것이다. 반면 미국은 TPP를 통해 중국, 러시아를 견제하려 하고 있으나 TPP는 태동단계에서 난관에 봉착하여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이다. 미국이 개입한 우크라이나 정변으로 서방과 러시아는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으며, 러-중 동맹은 점점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의 유라시아 2각동맹(인도까지 포함하면 3각동맹)은 미국과 서방에 큰 위협이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미국의 세계지배 야욕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초래했고 그 반작용으로 러-중 동맹이라는 신유라시아 제국을 등장시켰다. 신유라시아 제국은 과거 유라시아 대륙을 휩쓸었던 몽고제국의 부활을 의미하며 이는 미국과 유럽에게는 끔찍한 악몽이 될 것이다.

2014년 11월 9일 일요일

미국과 변방의 적(敵)들

작금의 국제정세에서 한가지 중요한 흐름을 읽어낼 수 있다. 그것은 미국을 축으로하는 서방(West)과 비서방(Non-West)또는 변방(Rest)세력간의 대결구도이다. 미국과 유럽은 2008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정치 경제적 지위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반면 중국,러시아,브라질,인도등 브릭스(BRICS)국가들의 정치적 경제적 위상은 상승하고 있다. 세계 경제의 중심축은 서방에서 브릭스등 비서방국가들로 이동하고 있다. IMF는 올해 중국의 GDP가 PPP기준으로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미국의 달러화도 기축통화의 지위를 잃어버릴 것이다. 미국의 정치경제적 위상이 하락하면서 1991년 냉전 종식 이후 미국중심의 일극적(unipolar) 세계질서가 다극적(multipolar) 질서로 재편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역사적 추세를 뒤집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국은 자신의 패권적 지위를 위협하는 국가들을 적(敵)으로 간주하고 이들을 약화시키려 하고 있다. 미국이 적으로 생각하는 나라들은 러시아,중국,인도,브라질,이란이다. 구소련을 계승한 러시아는 미국패권의 최대 위협이 되고 있다. 냉전종식 이후 미국은 동유럽과 발틱3국을 NATO와 EU에 편입시켰으며 최근에는 구소련의 일원이었던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조지아마저 서방에 편입시키려 하고 있다. 미국은 NATO를 러시아의 국경까지 확장시킴으로써 러시아에 심각한 군사적 위협을 가하고 있다. NATO의 끊임없는 세력확장은 결국 러시아와 중국을 축으로 하는 상하이 협력기구(SCO)를 탄생시켰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서방과 러시아는 돌이킬 수 없는 대치상황으로 치닫고 있으며, 신냉전 시대의 도래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경제적 헤게모니와 달러패권을 위협하는 적들은 신흥경제대국인 중국과 인도, 브라질이다. 미국은 신흥 경제대국들의 환율가치를 떨어뜨리고 경제위기를 유발함으로써 이들 국가들의 경제적 부상을 막으려 하고 있다. 미국이 경계하는 또하나의 적은 끊임없이 핵보유국의 지위에 오르려는 이란이다. 만약 이란이 핵을 보유한다면 중동지역에서 미국의 위상은 크게 흔들리게 된다. 때문에 미국과 유럽은 어떻게든 이란의 핵보유를 막으려 하고 있다. 이란과 시리아 헤즈볼라 하마스로 이어지는 이슬람 세력은 여전히 미국의 최대 적이다. 현재 세계에는 미국의 정치경제적 헤게모니를 위협하는 5개의 적대 세력이 존재한다. 그 5개의 세력이란 러시아를 축으로 하는 범슬라브세력, 중국을 축으로하는 동아시아세력, 브라질을 축으로하는 라틴아메리카세력, 인도를 축으로하는 제3세력, 이란을 축으로하는 이슬람세력이다. 냉전종식이후 미국은 코소보,아프가니스탄,이라크,리비아에서 일방적인 무력개입을 통해 자신의 세력을 확장해 왔다. 하지만 미국의 일방주의와 예외주의는 많은 적들을 만들었고 그럼으로써 미국은 자신의 패권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쇠락해가는 미국은 자신의 패권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결국 적들과의 대립을 선택했다. 오바마 집권 이후 미국은 중국,러시아,인도,브라질,이란등 변방국가들과의 대립과 갈등을 더욱 격화시키고 있다. 미국은 자신의 적들과 그 주변국가들에 끊임없 색깔혁명과 정권교체를 기도하고 있으며 환율과 유가조작등을 통해 적대국들의 경제를 붕괴시키려 하고 있다. 미국을 축으로하는 서방과 비서방국가간의 대립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냉전종식 이후 20년동안 미국이 누렸던 예외적 일방주의는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미국이 다극적 질서를 거부하고 적들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수록 미국과 서방은 오히려 변방의 적들에 둘러싸여 고립의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