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 호텔에서 조식을 한 후 가이드의 인솔로 보봉호를 구경하였다. 보봉호는 반 인공, 반자연의 호수라고 하며 유람선을 타고 약 30분간 투어를 하였다. 장가계는 산도 아름답지만 계곡과 호수도 무척 아름답다. 보봉호 유람선 투어는 무척 재미있는 연출도 하고 있다. 배를 타고 호수에 들어갈 때는 움막에서 아가씨가 나와서 노래를 부르더니 나갈 때는 총각이 나와서 중국의 전통 노래를 멋들어지게 부르는 것이다. 보봉호 유람을 마치고 일행은 가이드의 인솔로 진주가게와 동인당약방을 들렀다. 중국 단체관광에서 쇼핑센터는 필수 코스다. 약간 짜증날 수도 있지만 쇼핑센터를 들르는 것도 단체여행의 재미라고도 할 수 있다.
점심 식사를 한 후 오후에는 천자산과 원가계를 구경하였다. 천자산은 역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다. 2.5km 길이의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서 신기한 기암절벽과 바위산들이 보였으나 고도가 높아질수록 안개가 짙게 끼어서 주변 경치를 더이상 볼수 없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어필봉과 선녀바위등을 구경하였다. 다행히 안개가 서서히 걷혀서 천자산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역시 깊은 낭떠러지와 신기한 기암괴석이 입에서 절로 감탄이 나오게 만들었다. 장가계 여행을 '와와' 여행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 이유는 사람들의 입에서 와,와 하는 감탄소리가 끊이질 않기 때문이다. 선녀바위 옆에는 중국 혁명의 영웅인 장가계 출신 하룡장군을 기리기 위한 하룡 공원이 있다. 하룡장군 동상은 마치 천자산의 바위산과 같은 컨셉으로 만들었는데 그 뜻을 영원히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셋째날, 아침 식사후에 원가계의 또다른 절경인 십리화랑을 구경하였다. 모노레일을 타고 가면서 십리화랑의 신기한 바위산들을 감상하였다. 특이하게도 각각의 바위산에는 이름이 붙여져 있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약초캐는 할아버지. 바위의 모양이 등에 망태기를 맨 할아버지를 연상시킨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모노레일의 종점에는 세자매 바위가 있다. 세개의 우뚝한 바위가 이어져 있는데 자세히 보면 세명이 아니라 여섯명이다. 세 자매가 각각 아이를 등에 없고 가슴에 안고 있고 마지막 자매는 임신을 한 모습이다. 저런 바위산에 각각 이름을 붙인 중국인들의 상상력과 센스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십리화랑을 구경한 후 라텍스 가게를 들렸다. 나는 라텍스 베개와 이불을 구입했다. 라텍스는 중국 하이난다오에서 나는 천연고무를 재료로 가공한 것으로 항균력이 매우 뛰어나고 오래 쓸 수 있다고 한다. 점심을 먹고 나서는 거위털 이불가게에 들렀다. 아주머니들이 이불을 구입하는데 여자들은 깍고 또 깍고 쇼핑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후에 일행은 대협곡으로 갔다. 대협곡은 깊은 바위 절벽이 펼쳐진 곳이다. 이곳을 계단을 따라 내려오다가 아래쪽에는 미끄럼을 타고 내려올 수 있도록 썰매길이 만들어져 있었다. 썰매를 타고 내려 오는 것도 기분이 좋았다. 썰매를 탄 후에는 다시 긴 트레킹 코스가 펼쳐져 있는데 에머랄드빛 시내물과 어우러진 산세가 압권이었다. 대협곡의 마지막 코스는 목선 유람선을 타고 이동하였다. 일단의 싱가포르 관광객들을 볼 수 있었다.
대협곡 투어를 마치고 일행은 마지막 쇼핑센터인 찻집으로 향했다. 찻집에서 나는 보이차 한세트를 구입했다. 보이차는 운남에서 나는 발효차로 성인병과 지방제거에 아주 좋다고 한다. 저녁 식사후에 일행은 장가계의 인사동으로 불리는 서부거리의 야경을 구경하였다. 그곳의 광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흥겹게 에어로빅을 추고 있었다. 중국여행을 하다보면 이렇게 단체로 태극권이나 에어로빅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서부거리를 구경한 후 호텔로 돌아와 휴식을 취했다.
넷째날, 장가계 여행 마지막 날이다. 오전에는 황룡동굴을 구경하였다. 황룡동굴은 엄청난 스케일의 동굴로 그 안에는 수많은 종유석과 석순을 볼 수 있다. 동굴 내부에는 또한 넗은 호수가 있어서 보트를 타고 가며 동굴 주변을 감상하였다. 장가계와 원가계가 지상세계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면 황룡동굴은 지하세계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황룡동굴 주변에 펼쳐진 노랗게 물든 유채꽃 풍경도 놓칠 수 없는 풍경이었다. 황룡동굴을 끝으로 장가계 여행이 모두 끝났다. 장가계는 죽기 전에 한 번은 꼭 봐야할 천하제일의 절경이다. 동굴 여행을 마치고 일행은 점심 식사를 한 후에 농산물 센터에 들렀다. 농산물 센터에는 연변 참께를 파는데 중국에서 파는 참께는 값이 저렴하고 방부제 처리가 되어 있지 않아서 나이드신 분들이 많이 찾는다.
장가계에서 장사까지 약 5시간동안 버스로 이동하였다. 장사에서 들른 곳은 열사공원과 장사 임시정부청사 두 군데였다. 열사 공원은 중국 혁명을 위해 희생한 사람들을 기리기 위해서 만들어진 공원으로 장사의 명소로 알려져 있다. 또한 장사에는 상해와 마찬가지로 임시정부 청사가 아직 남아 있다. 현재 이곳은 김구선생의 동상이 모셔져 있고 장사에서 한국 독립운동 활동의 역사를 배울 수 있는 기념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장사 임시정부청사 구경을 마치고 부페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한 후에 마사지 센터에서 전신마사지를 받았다.
장사는 인구 약 700만의 중국 남중부의 중심 도시다. 이곳은 장가계와는 달리 제조업도 발달된 곳이다. 이곳의 대표적인 기업은 삼일중공업으로 이 회사의 회장은 중국 최대 갑부로 불린다고 한다. 현재 장사는 중앙정부에서 중부권 대개발의 중심도시로 키우기 위해 몇년후에는 인접도시들과 통합하여 중국 최대의 직할시가 된다고 한다. 장사의 중심가는 북경이나 상해와 마찬가지로 높은 빌딩들로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빌딩들이 세워지고 있다. 장사와 장가계가 있는 호남성은 중국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수많은 인물들을 배출한 곳이기도 하다. 마오쩌둥 주석,류샤오치,주룽지 총리등이 호남성 출신이라고 한다. 중국인들에게는 장가계보다는 마오쩌둥 주석의 고향인 소산이 더 인기있는 여행지라고 한다.
우리 일행은 장사공항에서 가이드와 악수를 나눈 후 헤어졌다. 수많은 옵션과 쇼핑센터에서 많은 물품을 구매해준 덕에 가이드도 몹시 흡족한 모습이었다. 2020년이 되면 중국의 경제규모가 미국을 추월한다고 한다. 중국의 부상은 이제 미래의 일이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미국의 쇠락과 중국의 부상이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고 한다면 우리의 눈이 서쪽을 향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과거에는 미국과 일본으로 유학가는 학생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중국으로 더 많이 유학을 간다. 그 뿐만 아니라 우리의 무역량 규모면에서 중국은 미국과 일본을 합친 것보다 더 크다. 아직도 중국을 짝퉁의 나라 가짜가 판치는 나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러한 생각들을 제고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사용하는 가전제품과 의류등 우리의 실생활과 밀접한 제품들은 거의 대부분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들이기 때문이다. 중국을 경계하고 멀리하기 보다는 부상하는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여 공동 번영의 길을 찾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