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24일 화요일

동유럽 여행-프라하(1)

아침 8시 프라하 중앙역에 도착하자마자 환전소에서 환전을 했다. 라커를 이용하든 일일교통권을 구매하든 체코 크로네화가 필요했기 때문에 80유로 정도를 환전했다. 배가 고파서 버거킹에서 햄버거 세트로 일단 아침을 해결한 후, 1층 라커룸에 배낭을 보관했다. 민박이든 호스텔이든 체크인 시간은 보통 오후 2시 이후이므로 배낭을 라커에 보관하고 시내투어를 한 후 숙소로 갈 계획이었다. 교통권은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1일권으로 1매  구입했다. 단기간 투어인 경우 하루에 여러곳을 돌아 보게 되므로 일회권보다는 1일권을 끊는 것이 돈이나 시간을 절약하는 길이다. 어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피곤한 상태이므로 수퍼마켓에서 레드불을 하나 사서 마셨다. 레드불은 여행중에 갑자기 피로해지거나 몸살기운이 났을 때  마시면 효과적이다. 지난 서유럽 여행때 로마시내 투어를 하다가 갑자기 기운이 떨어지면서 감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점심으로 피자와 레드불을 먹었는데, 다시 힘이 솟기 시작했다. 그 때 나는 레드불의 효과를 확실히 알게 되었다. 그 이후로 나는 여행시 체력이 저하될 때를 대비해 항상 레드불을 지니고 다녔다. 지난 서유럽 여행때처럼 크게 무리하지 않기로 했으므로 레드불을 가방에 넣어서 다니지는 않겠지만, 야간열차를 이용한 후이므로 과감히 한 캔 들이켰다.

지하철을 타고 바츨라프 광장이 있는 무제움 역으로 갔다. 사실 중앙역과 바츨라프 광장은 한 정거장 거리기 때문에 그냥 걸어가도 된다. 폴란드와 달리 프라하는 아침부터 날씨가 더웠다. 바츨라프 광장으로 나오니 드디어 프라하에 온 기분이 난다. 광장을 따라 내려와 우측길로 접어들었다. 처음으로 찾아간 곳은 화약탑과 시민회관. 두 곳은 프라하의 명소임에도 지난 여행 때 보지 못했다. 화약탑은 카를교의 교탑과 비슷하다. 탑 하단부에는 큰 문이 있어서 망루 역할과 동시에 출입을 통제하던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프라하의 중세 건축물들은 언제 보아도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폴란드에서는 발견하기 힘든 독창성이 프라하 구시가지 곳곳에 넘쳐 흐른다. 화약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시민회관이 있다. 중세 건물들이 즐비한 프라하에서 그냥 무심히 지나칠 수도 있는 건물이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다른 건물들과는 디자인이 다르다. 이 건물은 20세기 초 아르누보 예술가인 무하가 디자인한 것으로  아르누보 건축의 걸작으로 꼽힌다. 지붕은 둥근 아치형이고 창문도 큼직하다. 그리고, 베이지색의 색상이 매우 산뜻해 보인다. 중세도시 프라하는 고딕이나 르네상스 양식의 건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구시가지에서는 로마네스크 양식부터 아르누보까지 약 1000년에 걸친 건축의 역사를 모두 볼 수 있다. 프라하는 전통을 존중하고 잘 보존하지만 또한 전통에만 집착하지도 않는다. 물 흐르듯이새롭고 다양한 것들을 포용하는 열린 마음이 프라하가 갖고 있는 또하나의 매력이다. 프라하에는 독창성과 자유분방함 그리고 열린마음이 느껴진다.

구시가지 광장과 카를교를 보기위해 화약탑 문을 지나서 계속 걸어갔다. 프라하의 모습을 가장 함축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곳이 바로 구시가지 광장이다. 우선 가이드북에 적혀있는 건물들을 꼼꼼히 찾아 보기로 했다. 그런데, 이곳도 유로2012 팬존이 설치되어 있는데, 후원사가 바로 현대자동차였다. 큼지막한 현대로고와 함께 얀후스 동상 바로 앞부터 틴성당 입구까지 팬존이 설치되어 있어서 구시가지 광장의 탁트인 전경을 볼 수 없었다. 실망감이 밀려왔다. 축구도 좋지만 이런 역사적인 장소까지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사실에 약간 화가 치밀기도 했다. 프라하도 이제 더이상 중세의 신비만을 간직하고 있는 있는 도시는 아니다. 거리 곳곳에는 외국기업들의 광고가 어지럽게 보이고, 가뜩이나 관광객들도 많은데 보행공간까지 노천카페가 점령해버려 인파에 밀려 걷는 것이 짜증날 정도로 상업주의가 판을 치고 있다. 상업주의로 변질된 구시가지 광장의 모습을 보면서 프라하를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

2개의 첨탑이 우뚝 솟은 전형적인 고딕양식의 틴성당도 건물 옆까지 다가가서 자세히 보았다. 틴성당은 붉은 벽돌로 지은 폴란드의 성당과는 달리 사암 벽돌로 지은 성당이다. 멀리서 보았을때는 몰랐는데, 가까이서 보니 크기와 높이에 압도되고 만다. 구시가지 광장 한 쪽에는 바로크 양식의 성미쿨라세 성당이 있는데 내부에까지 들어가 보았다. 서양의 성당은 내부가 화려하기 때문에 겉모습만 보는 것은 좀 아쉽다. 내부에는 벽화와 성화, 성상들이 화려하게 자리잡고 있고 고딕양식의 성당에는 스테인드 글래스까지 볼 수 있다. 그밖에 광장 주변에 아인슈타인이 찾아왔다는 카페에는 벽에 그의 얼굴상이 새겨져 있다. 건물모서리에 종모양의 조각이 보이는 익살스런 건물도 보이고 화려한 로코코 양식의 건물도 보인다. 구시가지 광장과 그 주변 거리는 매우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좁은 골목마다 작은 광장마다 저마다 나름의 이야기가 있다. 그러고 보면 프라하는 스토리의 도시다. 천년의 역사가 있는 만큼 셀수 없이 많은 사연과 이야기가 거리마다 숨어 있다. 또한 거리에는 익살과 유머를 끊임없이 발견할 수 있는데, 이로 인해 거리를 걷는 것이 즐겁다. 프라하를 한마디로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여행자의 입장에서 굳이 평한다면 신비로우면서 즐거운 도시라고 말하고 싶다.

광장 한쪽에는 시계탑이 보인다. 시계탑은 구시가지 광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볼거리다. 매시 정각마다 시계탑 아래에는 관광객들이 몰려드는데, 그 이유는 정각마다 시계에서 인형들의 퍼포먼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한번도 퍼포먼스를 본 적이 없다. 오늘은 시계탑에 올라가서 구시가지를 조망해볼 생각이다. 시계탑은 엘리베이터와 계단 모두 이용이 가능하다. 티켓을 구입한 후 일단 나선형 계단으로 걸어서 올라갔는데 높이가 꽤 되었다. 시계탑 전망대에서 바라본 구시가지의 풍경은 생각보다 훨씬 멋지다. 위에서 내려다 본 틴성당의 모습은 올려다 보았을 때와는 또 다른 매력이 느껴지고, 붉은색의 지붕들이 모여있는 구시가지의 아기자기한 풍경도 아름답다. 지난 여행 때 페트르진 전망대에서 시가지를 내려다 보았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시계탑은 입장료가 아깝지 않은 꼭 한번 올라가볼 필요가 있는 곳이다.

구시가지 광장에서 블타바강을 바라보고 오른쪽으로 가면 유대인지구가 나온다. 지난번 여행때 가보지 않은 곳이라 한번 돌아 보고 싶었다. 크라쿠프의 카지미에슈만큼 낡지는 않았지만 프라하의 유대인 지구 요제포프 또한 프라하의 다른 거리에 비해 아주 검소하고 소박하다. 다양한 양식의 시나고그들이 있고 관광객들도 아주 많다. 하지만 카지미에슈에 비하면 그다지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유대인지구에서 블타바 강쪽으로 나와 왼편으로 걷다보면 체코필하모니의 근거지인 루돌피눔이 보이고 그곳에서 구시가지쪽으로 거리 하나를 마주보고 공예박물관이 있다. 더위도 피할겸 공예박물관에 들어가 보기로 했다. 박물관에는 체코의 유리공예품들을 전시하는 기획전이 열리고 있었다. 이곳에서 체코인들의 손기술과 장인정신, 보헤미안의 예술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정교하고 화려한 그리고 예술적인 크리스탈 가공기술은 정말 대단해 보였다. 체코는 수공예산업과 정밀공업이 예로부터 발달했다고 한다. 그래서 구소련 시절 공산권에서 사용하는 권총 같은 정밀 제품들은 대부분 체코에서 생산했다고 한다. 그만큼 손기술이 뛰어난 민족인 것이다.

공예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오른쪽으로 좀더 걸어 카를교로 갔다. 카를교의 교탑이 우뚝 서있는 모습이 보이고 그 오른편으로는 카를 대제의 동상도 보인다. 정오가 가까이되자 날은 점점 더 더워지고 햇살은 뜨겁다. 그 때문인지 카를교 위의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카를교에서는 블타바강 건너편의 프라하성이 보인다. 오늘은 구시가지만 보고 프라하성은 내일 구경할 예정이다. 카를교위를 천천히 산책하면서 성상들을 구경하고 사진도 찍고 블타바 강변의 경치도 감상하였다. 카를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라고 하는데 역시 명불허전이다. 그런데 너무 덥다. 다리위에는 흥겹게 공연하는 악사들이 보이고 기념품과 그림을 파는 사람들은 파라솔을 하나씩 세워놓고 햇볕을 피하고 있었다. 다리를 건너자 좌측계단으로 내려가 캄파섬으로 갔다. 캄파섬은 작은 운하를 끼고 강변에 붙어있는 곳으로 섬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 곳이다. 캄파섬은 잔디와 나무가 많은 공원지역이다. 그곳에서는  잔디에 누워 망중한을 즐기는 사람들과 가족끼리 또는 연인들끼리 피크닉을 나온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캄파섬의 건물벽에는 그래피티도 많이 볼 수 있는데, 그다지 수준작들로는 보이지 않는다. 나무 그늘에 벤치가 있어 그곳에 앉아 햇살을 피하며 블타바 강의 경치를 바라보았다. 이곳은 구시가지와 같은 번잡함이 없어서 휴식을 취하기에는 괜챦은 곳이다. 캄파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카를교 쪽으로 갔다. 이번에는 반대로 구시가지 방향으로 걸었다.

카를교를 구경한 후 춤추는 건물을 보기 위해 구시가지 광장을 지나 무스텍역으로 내려갔다. 춤추는 건물은 가이드북에서 본 재미있는 건물로, 마치 한쌍의 남녀가 왈츠를 추는 것 같은 모습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프라하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일일이 표를 검사하지 않는다. 일일권의 경우 검표기에 개시 시간을 찍으면 24시간 이내에 트램, 버스,지하철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검표를 하지 않는다고해서 무임승차를 해 본 적은 없다. 검표는 하지 않지만 사복 경찰이 수시로 표검사를 하기 때문에 한 번 걸리면 운임의 수십배를 물어야 한다. 블타바 강변에 있는 춤추는 건물은 프라하의 전반적인 정서인 유머에 아주 잘 부합한다. 현대적인 감각에 엉뚱한 발상, 이런 건물은 프라하가 아니면 어울리지 않을 것이다. 강쪽을 바라보니  한강 공원처럼 강 양옆에 제방이 있고 공터가 있었다. 그래서 계단을 통해 내려가서 다리 밑의 그늘로 햇빛을 피해 들어갔다. 강에서는 한무리의 백조떼가 이쪽을 향해 오고 있었다. 그런데 백조들은 사람을 겁내지 않는지, 내 쪽으로 점점 더 다가온다. 우아한 자태의 백조는 프라하에 잘 어울리는 새라는 생각이 든다. 백조 한마리가 내 앞에서 한참 머물다가 먹을 것을 주지 않아서인지 다시 저 멀리로 사라진다.

다시 구시가지 쪽으로 와서 이번에는 프라하 큐비즘 박물관을 찾았다. 큐비즘은 20세기 초 태동한 미술사조로 프라하에서 꽃을 피웠다고 한다. 큐비즘 박물관은 20세기 체코 큐비즘 예술가들의 작품을 한 곳에 모아 전시한 곳이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 3층에 걸친 전시실을 모두 둘러보았다. 큐비즘은 그림뿐만 아니라 조각이나 건축에까지 영향을 미쳤는데, 그러고 보니 프라하 거리의 건물들은 큐비즘의 영향을 받은 것들이 많다. 그러나, 박물관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사실 프라하는 도시 자체가 박물관이다. 건물 하나하나 제대로 음미한다면 사실 박물관을 구경하는 것보다 다 낳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대미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한 번 들어가 볼 만한 곳이다.

첫째날 프라하 투어를 모두 마쳤다. 욕심을 내서 가이드북에 나와 있는 곳까지 구석구석 둘러보았다. 더운 날씨에 고생은 되었지만 그만큼 성취감도 컸다. 프라하에 대해서 더 많이 알게 되었고, 더 가깝게 다가간 느낌이었다. 중앙역으로 가서 라커에서 배낭을 찾은 후 약도를 보면서 프라하의 묵을 숙소를 찾아갔다. 프라하에서 묵을 숙소는 한인 민박집으로 바츨라프 광장에서 500m쯤 걸어가면 있다. 민박집의 침대는 호스텔과 달리 1층침대였고, 함께 묵을 룸메이트는 한명밖에는 없었다. 그곳의 사장님은 40대 중반의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 분으로 성격이 매우 쾌활해 보였다. 같은 방에 투숙하는 룸메이트 J군은 대학교 4학년생으로 취업을 앞두고 유럽여행중이라고 한다. 동유럽을 여행중인데, 여행코스가 나와  비슷했다. 샤워를 하고 일찍 잠을 청하려고 하는데, 9시가 넘었는데도 매우 더워 잠을 자기 어려울 것 같았다. 더욱이 창문을 열어놓아 도로에서 들리는 차소리가 아주 시끄러웠다. 그래서 호프집에서 맥주한잔 어떻겠냐고 룸메이트에게 제안했더니 오케이란다. J군과 호프집에서 맥주를 마신 후 자정이 가까운 시각에 민박집에 돌아왔다. 날씨는 약간 서늘해져서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았다. 룸에는 어느새 또 한명이 젊은이가 들어와 짐을 풀고 있었다. 이 친구는 K군으로 J군과 동갑인 취업 준비생이었다. 한국에서 일도 취직도 제대로 풀리지 않아 기분전환도 할 겸 유럽 여행을 왔다고 한다.

2012년 7월 21일 토요일

동유럽 여행-크라쿠프(2)


크라쿠프 여행 이튿날은 바르샤바와 마찬가지로 갤러리와 박물관 공원 위주로 여유있게 둘러보기로 했다.

호스텔에서 체크아웃한 후에 짐은 라커에 맞기고, 아침부터 공원 벤치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지켜보았다. 개를 끌고 산책을 하는 사람들,  아침부터 벤치에 앉아 망중한을 즐기는 노인들, 바쁘게 걸어가는 학생들, 화려하게 차려입은 여성과 정장차림의 신사들을 볼 수 있다. 가만히 앉아서 크라쿠프의 무심한 일상을 바라보았다. 화려한 분수와 멋진 조각상이 있는 공원에서 이렇게 시간을 보내며 사색에 잠기는 것도 꽤 괜챦은 것 같다.

얼마 후 일어나서 다시 걷기 시작했다. 길거리의 이정표를 따라 걷다가 작은 갤러리를 발견했다. 이곳에서는 폴란드 여류화가의 작품전이 열리고 있었다.


갤러리를 나와 크라쿠프 국립박물관으로 향했다. 국립박물관에는 폴란드 의류의 역사를 감상할 수 있는 전시장이 있고, 또한 폴란드의 전통 회화들도 감상할 수 있다. 박물관안에는 카페가 있어 커피한잔 마시며 휴식의 시간을 가졌다. 박물관에 관광객들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적었다. 크라쿠프 국립박물관은 여유있게 시간을 보내기에는 안성마춤이지만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는 않은 곳이다.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다시 바벨성으로 향했다. 박물관에서 바벨성 가는 길을 따라가면 강이 보인다. 강변에서 바라본 바벨성의 모습도 무척 아름다웠다.

크라쿠프는 이제 볼 만큼 보았고, 더 이상 볼 것도 없고 해서 다시 중앙시장 광장으로 갔다. 어제보다 사람들이 더 많아 보였다. 라틴 전통음악을 연주하는 악사들도 보였다. 멕시코나 중남미에서 온 사람들 같은데, 아주 흥겹게 연주를 해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었다. 동상 퍼포먼스 하는 사람들은 여러가지 익살스런 포즈로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끌려고 한다. 아담 미츠키에비치 동상 주변에도  많은 사람들이 앉아서 아이스크림을 먹거나 수다를 떨고 있다. 그냥 앉아서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밤 10시에 프라하행 야간 열차를 타야 한다. 티켓은 한국에서 이미 예매해서 받아 놓았기 때문에 기차역에서 따로 예약을 하거나 할 필요는 없다. 호스텔에서 짐을 찾자마자 수퍼마켓에서 맥주 한 캔 사서 바르바칸이 보이는 공원 벤치에 앉아서 홀짝 홀짝 마셨다.

프라하행 야간열차에 올라타보니 내가 앉을 좌석은 컴파트먼트다. 여기서 잠은 고사하고 10시간을  어떻게 버틸지 막막했다.

▶크라쿠프 여행 사진들

2012년 7월 20일 금요일

동유럽 여행-크라쿠프(1)


유럽의 호스텔은 대부분 중앙역 주변에 있다. 그리고 관광명소들도 대부분 중앙역 주변에 있기 때문에 크라쿠프처럼 크지 않은 유럽의 도시들은 버스나 트램을 타지 않더라도 도보로 시내 투어가 가능하다. 호스텔에서 나와서 어제보았던 기마상이 있는 광장으로 나왔다. 기마상 하단에는 근엄한 표정의 장군이 칼을 집고 서 있고 그 발 밑에는 적병이 넘어져 있다. GRUNWALD라고 적혀 있는데 아마도 폴란드의 유명한 장군인 모양이다. 기마상에서 트램이 지나는 길을 건너면 바르바칸이 있다. 바르샤바의 것과 비슷하나 성벽은 없고 둥근 성문만 있다.  바르바칸에서 20미터쯤 가면 플로리안스카 문이 있다. 그 문을 통과하면 크라쿠프의 구시가지 거리가 펼져진다.


이른 아침이라 쌀쌀했고 사람들도 별로 없었다. 아침식사를 7시 반쯤에 했고 호스텔에서 나온 시간은 대략 8시반 정도. 거리를 따라 계속 가면 2개의 첨탑이 있는 고딕양식의 성마리아 성당이 보인다. 성마리아 성당은 붉은 벽돌로 지어졌는데 첨탑이 매우 높다. 성당을 지나면 중앙시장 광장에 들어서게 된다. 광장을 마주보고 성마리아 성당 맞은 편에는 직물회관 건물이 있다. 직물회관은 현재 기념품센터 또는 쇼핑센터로 이용되고 있다. 중앙시장 광장 한가운데에는 아담 미츠키에비치 동상이 서 있다. 아담 미츠키에비치는 폴란드의 위대한 시인이라고 하는데, 사실 생소한 이름이다.


유럽의 도시들은 대부분 도심 한가운데 광장이 있고, 광장 중앙에는 도시를 상징하는 동상이나 조각상이 있다. 바르샤바의 구시가지 광장에는 인어상이, 크라쿠프 중앙시장 광장에는 아담 미츠키에비치, 프라하의 구시가지 광장에는 얀후스 동상이 서 있다. 직물회관 뒤편에도 광장이 있는데 그곳에는 옛 구시청사의 높은 탑이 외로이 서 있다. 크라쿠프의 구시가지도 바르샤바와 마찬가지로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그러나 크라쿠프의 구시가지는 바르샤바처럼 새로 지은 건물들 보다는 외벽이 닳은 낡은 건물들이 많았다. 바르샤바의 구시가지가 수채화 같다면 크라쿠프의 구시가지는 마치 흑백사진을 보는 것 같다.


크라쿠프의 대표적인 볼거리는 구시가지 외에 바벨성과 카지미에슈가 있다. 일단 바벨성을 보고 카지미에슈를 구경하기로 했다. 중앙시장광장에서 바벨성으로 통하는 거리에는 성 바울과 베드로 성당이 있는데, 고풍스런 양식의 건물과 조각상이 매우 볼 만한다. 참고로 바벨성(Wawel)은 성서에 나오는 바벨탑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바벨성은 바르바칸처럼 빨간 벽돌로 지어진 성이다. 바르바칸보다 성벽이 높고 웅장한 점이 특색이다.  성안에는 넓은 광장이 있으며 왕궁과 대성당이 서로 인접해 있다. 대성당은 높은 첨탑이 있는 바로크 양식의 건물 가운데에도 돔이 있는 점이 특이했다. 그리고 매우 화려하다.


왕궁은 20세기초에 이전의 모습대로 복원된 것으로 화려하지는 않지만 크고 웅장하며 내부에는 넓은 광장이 있다. 왕궁과 성당을 둘러본 후 탁트인 광장 벤치에 앉아서 한동안 바벨성의 경치와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파란 하늘에는 뭉게구름이 떠있고 성당과 주변건물과 어울리며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한낮이 되자 따뜻해져서 일광욕하기에 알맞은 날씨가 되었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바벨성은 세계에서 기가 세기로 유명한 7대 장소중 하나라는 것이다. 그래서 힌두교의 차크라 수련자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한다.
 

바벨성 투어를 마치고 카지미에슈 거리로 접어 들어왔다. 카지미에슈는 유대인 거주지구로 영화 쉰들러의 리스트 촬영장소로도 유명하다. 카지미에슈에 있는 집들은 매우 낡았다. 외벽의 시멘트가 벗겨져 안의 벽돌들이 앙상하게 드러나 있는 건물들이 많이 보였다. 마치 제2차 세계대전 당시로 시간여행을 온 것 같은 기분이다. 건물들이 오래되고 낡았는데도 보수나 재건축을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지만, 이런 낡은 거리를 걷는 것도 꽤 재미있다. 빈티지한 느낌이라고 할까. 낡아서 버려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로 인해 더욱 그 가치가 높아지는 골동품처럼 카지미에슈의 거리도 그렇게 느껴졌다. 가이드북에 나와 있는 것처럼 흑백영화에 어울리는 거리 풍경이다. 거리 곳곳에 있는 시나고그는 성당이나 교회처럼 웅장하지 않고 아담하고 삼각형의 지붕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중 한 시나고그는 크라쿠프의 유대인 역사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유대인의 문화를 체험해 보고 싶어서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 관람하였다. 박물관에는 예전 유대인들의 생활모습을 담은 사진과 그림들, 종교의식과 일상생활에 쓰였던 물품들이 주로 전시되어 있었다.



박물관에서 나와 요제파거리를 걸었다. 요제파거리는 각종 기념품가게와 수공예전문점들이 있는 곳으로 카지미에슈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요제파 거리는 무거운 기분이 느껴지는 카지미에슈의 다른 거리와는 달리 가볍고 산뜻하게 느껴진다. 카지미에슈 거리를 둘러보고 유대인들의 소박함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시나고그는 성당에 비해 작고 디자인도 소박하며 집들도 다른 기독교인들에 비해 화려하지 않다. 유대인들은 꾸미는 것을 싫어하고  단순하고 소박한 것을 추구하면서 내실있게 살아가는 것 같았다. 이런 검소함이 몸에 베어 있기 때문에 유대인중에 부자가 많은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카지미에슈 투어를 마치고 바벨성에 또 들렸다. 기가 센 곳이라 가능한 자주 가보고 싶었던 것 같다. 벤치에 앉아 잠시 일광욕을 한 후 내려와 이번에는 구시가지 외곽으로 방향을 틀었다. 구시가지 둘레로는 공원이 이어져 있다.


크라쿠프도 바르샤바와 마찬가지로 공원이 아주 잘 조성되어 있다. 공원에는 까마귀떼들이 까악까악 시끄럽게 울어대고 있었다. 폴란드의 까마귀는 주로 등이 회색인 갈가마귀로 우는 소리가 매우 요란하다. 공원을 따라 걷다보면 유서깊은 야기엘론스키대학도 볼 수 있다. 중앙에 작은 광장이 있는 사각형의 건물로 생각보다 크지는 않았다. 사진 한장 찍고 중앙시장 광장 쪽으로 향했다. 구시가지 거리에 있는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로 저녁을 떼운후 아담 미츠키에비치 동상 앞 의자에 앉아 주변 경치를 감상하였다.

저녁이 되자 광장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노천 레스토랑도 손님들로 붐볐고, 거리의 악사들이 공연하는 모습도 보였다. 거리의 악사들이 들려주는 연주는  유럽여행에서만 맛볼 수 있는 작은 즐거움 중 하나다.

광장은 거리의 악사들과 동상 퍼포먼스 하는 사람들, 쇼핑나온 사람들, 휴식을 취하러 나온 사람들, 마차를 타고 투어를 하는 관광객들, 중국인 단체관광객들까지 다양한 사람들로 마치  축제 분위기였다. 아침에 보았던 한적하고 쓸쓸한 모습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2012년 7월 19일 목요일

동유럽 여행-바르샤바(2)

 
어제밤에도 소나기가 내린 뒤라 아침 공기는 매우 쌀쌀했다. 어제보다 더 쌀쌀한 것 같다. 그리고 하늘을 보니 잔뜩 찌푸려 있는 게 하루종일 비가 내릴 듯한 태세다. 바르샤바 투어 이틀째. 오늘은 박물관 위주로 투어를 할 예정이다. 한 도시에서 이틀을 머무는 경우 하루는 명소를 찾아다니고, 다른 날은 박물관이나 갤러리 그리고 공원을 둘러보면서 느긋하게 사색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버스를 타고 문화과학궁전으로 향했다. 바르샤바는 지하철은 없고, 트램과 버스만 다닌다. 트램도 신시가지만 운행하고 있고, 구시가지는 버스만 운행된다. 문화과학궁전은 스탈린양식의 건물인데, 현재 내부는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문화과학궁전은 2차대전후 바르샤바 재건 때 소련에서 지어준 건물이라고 한다. 문화과학궁전답게 내부 박물관은 과학기술분야의 발전사를 볼 수 있는 전시관이 있다. 세탁기 크기 만한 초기의 컴퓨터부터 추억의 CRT 모니터가 있는 컴퓨터까지 볼 수 있다. 전화, 세탁기등 가전제품들도 초기 모델부터 최근의 제품까지 볼 수 있다.



문화과학궁전 관람후 버스를 타고 바르샤바 국립박물관으로 향했다. 국립박물관은 폴란드의 전통회화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국립박물관 관람후에 쇼팽박물관으로 향했다. 폴란드하면 떠오르는 인물은 쇼팽, 퀴리부인, 코페르니쿠스, 교황요한바오로2세를 들 수 있다. 그중 쇼팽에 대한 폴란드인들의 애정은 대단해서, 공항의 이름도 쇼팽 공항이다. 그런데 막상 쇼팽박물관에는 별로 볼 만한 것들이 없었다. 곳곳에 헤드폰을 설치하고 그의 작품들을 들을 수 있게 해 놓은 것이 고작이었다.


저녁 열차를 타고 크라쿠프로 이동해야 하므로 남은 시간은 와지엔키 공원을 가보기로 했다. 아주 유명한 공원인데 왠지 낮익은 이름이다. 와지엔키는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약 15분정도 가야 한다. 와지엔키는 아주 넓은 공원이다. 울창한 나무들과 드넓은 잔디밭이 펼쳐져 있어서 산책 하기에 좋다. 와지엔키 공원의 하이라이트는 수상궁전이다. 수상궁전은 호수위에 지어진 궁전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현재 갤러리로 이용되고 있다. 호수 위에 떠 있는 수상궁전은 정말 한폭의 그림 같다.

마침 폭우가 쏟아져 비도 피하고 작품도 감상할 겸해서 수상궁전 안 갤러리로 들어갔다.

와지엔키 공원 투어를 마친 후 버스를 타고 호스텔로 돌아왔다. 호스텔 물품 보관소에 보관해둔 배낭을 찾아 바르샤바 중앙역으로 이동했다. 호스텔의 체크아웃 시간은 보통 아침 10시에서 11시지만 투숙객이 원한다면 체크아웃 당일에 한해 무료로 짐을 보관해준다.

기차는 약 3시간을 달려 크라쿠프 중앙역에 도착했다. 밤 9시 가까운 시간인데도 낮이 길어서인지 아직 그렇게 어둡지는 않았다. 날씨는 바르샤바처럼 쌀쌀했다.




▶바르샤바 여행 사진들

2012년 7월 18일 수요일

동유럽 여행-바르샤바(1)

호스텔에서 아침을 먹고 거리로 나왔을 때 바르샤바의 거리는 무척 추웠다. 6월말이면 본격적으로 여름에 접어든 시점일 텐데도 믿겨지지는 않지만 도저히 반팔옷을 입기 힘든 날씨였다. 거리의 사람들은 보아하니 대부분 점퍼나 코트를 입고 있었다. 간밤에 소나기가 내린 뒤라 더 추웠던 것 같았다. 그러나, 한국에서 반팔 상의밖에 가져가지 않았으므로 바르샤바의 한여름 냉기를 그대로 체감하면서 걸을 수 밖에 없었다.

바르샤바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깔끔하고 세련된 도시였다. 고풍스럽고 단정해 보이는 르네상스식 건물들이 늘어선 점은 다른 유럽의 도시들과 큰 차이가 없었다. 단, 조금 더  단정하고 세련된 인상을 주었다. 호스텔에서 큰길로 나오니 작은 광장이 보였다. 그곳에 동상이 하나 보였는데, 바로 지동설을 주창한 코페르니쿠스 동상이었다.
코페르니쿠스 동상에서 구시가지로 향하는 거리를 신세계 거리라고 부른다. 신세계 거리에는 성십자가 성당이라는 유명한 교회와 대통령궁 그리고 바르샤바 대학이 있다. 성십자가 성당은 입구에 십자가를 멘 예수의 동상이 인상적이다. 대로를 따라 걷다보니 잠코비 광장이 보이고, 광장 한가운데에는 높은 동상이 우뚝 서 있다.  그리고 광장 옆으로는 붉은색의 왕궁이 있다. 여기서부터 바르샤바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구시가지 투어가 시작된다.

잠코비광장에서 사잇길을 따라 가면 바르바칸이 보인다. 바르바칸은 일종의 성인데 특이하게도 말발굽모양의 형상을 하고 있다. 성은 붉은 벽돌로 아주 예쁘게 쌓여져 있다. 바르바칸 주변을 구경한 후 구시가지 광장으로 향하는 좁은 거리로 접어들었다. 그 거리에는 고딕양식과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당이 서로 나란히 붙어 있다. 성당 안을 차례로 들어가보면  두 양식간의 차이를 확연히 알 수 있다. 로마네스크 양식은 벽이 두껍고 천정이 아치형이다. 반면 고딕 양식은 벽이 얇고 천정은 몇개의 늑골로 떠받치고 있다. 그리고 고딕양식 성당의 두드러진 특징은 바로 스테인드 글래스다. 스테인드 글래스는 유리창에 원색의 종교화를 새겨넣은 것으로 벽이 두껍지 않아 유리창을 설치할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드디어 구시가지 광장이 보였다. 바르샤바의 구시가지는 한폭의 수채화 같았다. 파스텔톤의 건물들이 마치 수채화에 있는 그림을 연상시킨다. 광장 중앙에는 유명한 인어상이 보였다. 인어상은 바르샤바의 수호신으로 한손에는 방패를 한손에는 칼을 움켜쥐고 매우 전투적인 포즈를 취하고 있다. 광장 둘레에는 노천 레스토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천막이 있는 노천 레스토랑에서 맥주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는 광경은 유럽 도시의 전형적인 풍경중 하나다.


 

바르샤바의 구시가지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에 등재될 정도로 이름값을 하는 곳이다. 골목길을 걸으면서 사색에 잠겨도 좋고 벤치에 앉아서 그저 주변 풍경을 바라  보기만 해도 좋다. 바르샤바의 구시가지는 정말 매력적인 곳이다.

구시가지 투어를 마치고 다음으로 향한 곳은 민중봉기박물관이다. 여행가이드북에는 바르샤바에서 첫번째로 가야할 곳으로 추천한 곳인데, 어떤 곳인지 궁금했다. 민중봉기박물관은 구시가지에서 버스를 타고 한 15분쯤 외곽으로 가야 한다. 버스안에서 바르샤바 시내 풍경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구경하는 것도 즐거웠다. 구시가지와는 달리 신시가지는 매우 현대적이다. 고층빌딩들이 즐비한 여느 나라의 수도와 다를 바가 없다.
민중봉기 박물관은 제2차 세계대전당시 무참히 파괴되었던 바르샤바의 당시 상황을 담은 사진들과 유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어두컴컴한 박물관 1층 홀에 2차대전 당시 사용했던 프로펠러 비행기가 전시되어 있는 모습은 압권이다. 둥둥 울리는 타악기 소리와 어두운 조명이 전쟁의 긴박감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2층에는 당시 희생되었던 사람들과 함께 바르샤바의 참상을 보여주는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당시의 상황을 필름에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도 상영하고 있었다. 전시장 한 쪽에서는 전화나 전투복 오토바이 같은 당시의 전쟁 유품들도 볼 수 있다. 바르샤바는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곳으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곳이기도 하다. 어떤 명분이 있더라도 전쟁은 잔인한 것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희생자들의 사진을 보면 누구나 숙연해 질 수밖에 없다. 전쟁의 리얼한 모습과 잔인함을 확인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민중봉기박물관을 적극 추천한다. 점심을 아직 안먹어서 배가 출출하던 차에 마침 박물관 안에 카페가 보였다. 그래서, 케익과 과자 그리고 커피로 간단히 요기를 떼웠다.



박물관을 뒤로하고 향한 곳은 빌라노프 궁전. 빌라노프는 시내에서 버스로 한 20분 정도 가야한다. 빌라노프행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려 약 10분정도 쉬엄쉬엄 걸어들어가면 궁전이 보인다. 궁전은 베르사이유 궁전을 모델로 해서 지어졌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바르샤바의 도시풍경은 파리와 비슷하다. 르네상스양식의 건물들이 가지런하게 늘어서 있는 모습이 파리를 많이 닮았다.


빌라노프 궁전은 노란색 톤의 컬러가 정원의 녹색 잔디밭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만 하는 뒤뜰은 더 아름답다. 입장료를 내기 싫어 하마터면 구경하지 않을 뻔 했다. 빌라노프궁전에 왔으면 정면만 보고 가지  말고 얼마 하지 않은 입장료를 내고 후원도 반드시 구경하라고 권하고 싶다. 그곳에서는 탁월한 예술성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화단과 화려한 분수 그리고 대단한 손기술을 느끼게 하는 조각상들을 감상할 수 있다.


바르샤바 투어 첫날 마지막 장소로 사스키 공원을 선택했다. 사스키 공원은 도심한가운데 조성된 공원으로 바르샤바 시민들의 휴식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 바르샤바는 공원과 녹지가 정말 잘 조성되어 있다. 바르샤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단정한 건물들과 공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스키 공원은 잔디와 나무가 풍부하고 예술성이 뛰어난 분수와 아름다운 화단이 있다. 특히 화단이 매우 아름다운데 어떤 섬세한 패턴을 가지고 정교하게 디자인되어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화단 하나를 만들어도 디테일한 부분까지 정성을 쏟는 점은 배워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