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21일 토요일

동유럽 여행-크라쿠프(2)


크라쿠프 여행 이튿날은 바르샤바와 마찬가지로 갤러리와 박물관 공원 위주로 여유있게 둘러보기로 했다.

호스텔에서 체크아웃한 후에 짐은 라커에 맞기고, 아침부터 공원 벤치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지켜보았다. 개를 끌고 산책을 하는 사람들,  아침부터 벤치에 앉아 망중한을 즐기는 노인들, 바쁘게 걸어가는 학생들, 화려하게 차려입은 여성과 정장차림의 신사들을 볼 수 있다. 가만히 앉아서 크라쿠프의 무심한 일상을 바라보았다. 화려한 분수와 멋진 조각상이 있는 공원에서 이렇게 시간을 보내며 사색에 잠기는 것도 꽤 괜챦은 것 같다.

얼마 후 일어나서 다시 걷기 시작했다. 길거리의 이정표를 따라 걷다가 작은 갤러리를 발견했다. 이곳에서는 폴란드 여류화가의 작품전이 열리고 있었다.


갤러리를 나와 크라쿠프 국립박물관으로 향했다. 국립박물관에는 폴란드 의류의 역사를 감상할 수 있는 전시장이 있고, 또한 폴란드의 전통 회화들도 감상할 수 있다. 박물관안에는 카페가 있어 커피한잔 마시며 휴식의 시간을 가졌다. 박물관에 관광객들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적었다. 크라쿠프 국립박물관은 여유있게 시간을 보내기에는 안성마춤이지만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는 않은 곳이다.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다시 바벨성으로 향했다. 박물관에서 바벨성 가는 길을 따라가면 강이 보인다. 강변에서 바라본 바벨성의 모습도 무척 아름다웠다.

크라쿠프는 이제 볼 만큼 보았고, 더 이상 볼 것도 없고 해서 다시 중앙시장 광장으로 갔다. 어제보다 사람들이 더 많아 보였다. 라틴 전통음악을 연주하는 악사들도 보였다. 멕시코나 중남미에서 온 사람들 같은데, 아주 흥겹게 연주를 해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었다. 동상 퍼포먼스 하는 사람들은 여러가지 익살스런 포즈로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끌려고 한다. 아담 미츠키에비치 동상 주변에도  많은 사람들이 앉아서 아이스크림을 먹거나 수다를 떨고 있다. 그냥 앉아서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밤 10시에 프라하행 야간 열차를 타야 한다. 티켓은 한국에서 이미 예매해서 받아 놓았기 때문에 기차역에서 따로 예약을 하거나 할 필요는 없다. 호스텔에서 짐을 찾자마자 수퍼마켓에서 맥주 한 캔 사서 바르바칸이 보이는 공원 벤치에 앉아서 홀짝 홀짝 마셨다.

프라하행 야간열차에 올라타보니 내가 앉을 좌석은 컴파트먼트다. 여기서 잠은 고사하고 10시간을  어떻게 버틸지 막막했다.

▶크라쿠프 여행 사진들

2012년 7월 20일 금요일

동유럽 여행-크라쿠프(1)


유럽의 호스텔은 대부분 중앙역 주변에 있다. 그리고 관광명소들도 대부분 중앙역 주변에 있기 때문에 크라쿠프처럼 크지 않은 유럽의 도시들은 버스나 트램을 타지 않더라도 도보로 시내 투어가 가능하다. 호스텔에서 나와서 어제보았던 기마상이 있는 광장으로 나왔다. 기마상 하단에는 근엄한 표정의 장군이 칼을 집고 서 있고 그 발 밑에는 적병이 넘어져 있다. GRUNWALD라고 적혀 있는데 아마도 폴란드의 유명한 장군인 모양이다. 기마상에서 트램이 지나는 길을 건너면 바르바칸이 있다. 바르샤바의 것과 비슷하나 성벽은 없고 둥근 성문만 있다.  바르바칸에서 20미터쯤 가면 플로리안스카 문이 있다. 그 문을 통과하면 크라쿠프의 구시가지 거리가 펼져진다.


이른 아침이라 쌀쌀했고 사람들도 별로 없었다. 아침식사를 7시 반쯤에 했고 호스텔에서 나온 시간은 대략 8시반 정도. 거리를 따라 계속 가면 2개의 첨탑이 있는 고딕양식의 성마리아 성당이 보인다. 성마리아 성당은 붉은 벽돌로 지어졌는데 첨탑이 매우 높다. 성당을 지나면 중앙시장 광장에 들어서게 된다. 광장을 마주보고 성마리아 성당 맞은 편에는 직물회관 건물이 있다. 직물회관은 현재 기념품센터 또는 쇼핑센터로 이용되고 있다. 중앙시장 광장 한가운데에는 아담 미츠키에비치 동상이 서 있다. 아담 미츠키에비치는 폴란드의 위대한 시인이라고 하는데, 사실 생소한 이름이다.


유럽의 도시들은 대부분 도심 한가운데 광장이 있고, 광장 중앙에는 도시를 상징하는 동상이나 조각상이 있다. 바르샤바의 구시가지 광장에는 인어상이, 크라쿠프 중앙시장 광장에는 아담 미츠키에비치, 프라하의 구시가지 광장에는 얀후스 동상이 서 있다. 직물회관 뒤편에도 광장이 있는데 그곳에는 옛 구시청사의 높은 탑이 외로이 서 있다. 크라쿠프의 구시가지도 바르샤바와 마찬가지로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그러나 크라쿠프의 구시가지는 바르샤바처럼 새로 지은 건물들 보다는 외벽이 닳은 낡은 건물들이 많았다. 바르샤바의 구시가지가 수채화 같다면 크라쿠프의 구시가지는 마치 흑백사진을 보는 것 같다.


크라쿠프의 대표적인 볼거리는 구시가지 외에 바벨성과 카지미에슈가 있다. 일단 바벨성을 보고 카지미에슈를 구경하기로 했다. 중앙시장광장에서 바벨성으로 통하는 거리에는 성 바울과 베드로 성당이 있는데, 고풍스런 양식의 건물과 조각상이 매우 볼 만한다. 참고로 바벨성(Wawel)은 성서에 나오는 바벨탑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바벨성은 바르바칸처럼 빨간 벽돌로 지어진 성이다. 바르바칸보다 성벽이 높고 웅장한 점이 특색이다.  성안에는 넓은 광장이 있으며 왕궁과 대성당이 서로 인접해 있다. 대성당은 높은 첨탑이 있는 바로크 양식의 건물 가운데에도 돔이 있는 점이 특이했다. 그리고 매우 화려하다.


왕궁은 20세기초에 이전의 모습대로 복원된 것으로 화려하지는 않지만 크고 웅장하며 내부에는 넓은 광장이 있다. 왕궁과 성당을 둘러본 후 탁트인 광장 벤치에 앉아서 한동안 바벨성의 경치와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파란 하늘에는 뭉게구름이 떠있고 성당과 주변건물과 어울리며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한낮이 되자 따뜻해져서 일광욕하기에 알맞은 날씨가 되었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바벨성은 세계에서 기가 세기로 유명한 7대 장소중 하나라는 것이다. 그래서 힌두교의 차크라 수련자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한다.
 

바벨성 투어를 마치고 카지미에슈 거리로 접어 들어왔다. 카지미에슈는 유대인 거주지구로 영화 쉰들러의 리스트 촬영장소로도 유명하다. 카지미에슈에 있는 집들은 매우 낡았다. 외벽의 시멘트가 벗겨져 안의 벽돌들이 앙상하게 드러나 있는 건물들이 많이 보였다. 마치 제2차 세계대전 당시로 시간여행을 온 것 같은 기분이다. 건물들이 오래되고 낡았는데도 보수나 재건축을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지만, 이런 낡은 거리를 걷는 것도 꽤 재미있다. 빈티지한 느낌이라고 할까. 낡아서 버려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로 인해 더욱 그 가치가 높아지는 골동품처럼 카지미에슈의 거리도 그렇게 느껴졌다. 가이드북에 나와 있는 것처럼 흑백영화에 어울리는 거리 풍경이다. 거리 곳곳에 있는 시나고그는 성당이나 교회처럼 웅장하지 않고 아담하고 삼각형의 지붕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중 한 시나고그는 크라쿠프의 유대인 역사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유대인의 문화를 체험해 보고 싶어서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 관람하였다. 박물관에는 예전 유대인들의 생활모습을 담은 사진과 그림들, 종교의식과 일상생활에 쓰였던 물품들이 주로 전시되어 있었다.



박물관에서 나와 요제파거리를 걸었다. 요제파거리는 각종 기념품가게와 수공예전문점들이 있는 곳으로 카지미에슈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요제파 거리는 무거운 기분이 느껴지는 카지미에슈의 다른 거리와는 달리 가볍고 산뜻하게 느껴진다. 카지미에슈 거리를 둘러보고 유대인들의 소박함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시나고그는 성당에 비해 작고 디자인도 소박하며 집들도 다른 기독교인들에 비해 화려하지 않다. 유대인들은 꾸미는 것을 싫어하고  단순하고 소박한 것을 추구하면서 내실있게 살아가는 것 같았다. 이런 검소함이 몸에 베어 있기 때문에 유대인중에 부자가 많은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카지미에슈 투어를 마치고 바벨성에 또 들렸다. 기가 센 곳이라 가능한 자주 가보고 싶었던 것 같다. 벤치에 앉아 잠시 일광욕을 한 후 내려와 이번에는 구시가지 외곽으로 방향을 틀었다. 구시가지 둘레로는 공원이 이어져 있다.


크라쿠프도 바르샤바와 마찬가지로 공원이 아주 잘 조성되어 있다. 공원에는 까마귀떼들이 까악까악 시끄럽게 울어대고 있었다. 폴란드의 까마귀는 주로 등이 회색인 갈가마귀로 우는 소리가 매우 요란하다. 공원을 따라 걷다보면 유서깊은 야기엘론스키대학도 볼 수 있다. 중앙에 작은 광장이 있는 사각형의 건물로 생각보다 크지는 않았다. 사진 한장 찍고 중앙시장 광장 쪽으로 향했다. 구시가지 거리에 있는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로 저녁을 떼운후 아담 미츠키에비치 동상 앞 의자에 앉아 주변 경치를 감상하였다.

저녁이 되자 광장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노천 레스토랑도 손님들로 붐볐고, 거리의 악사들이 공연하는 모습도 보였다. 거리의 악사들이 들려주는 연주는  유럽여행에서만 맛볼 수 있는 작은 즐거움 중 하나다.

광장은 거리의 악사들과 동상 퍼포먼스 하는 사람들, 쇼핑나온 사람들, 휴식을 취하러 나온 사람들, 마차를 타고 투어를 하는 관광객들, 중국인 단체관광객들까지 다양한 사람들로 마치  축제 분위기였다. 아침에 보았던 한적하고 쓸쓸한 모습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2012년 7월 19일 목요일

동유럽 여행-바르샤바(2)

 
어제밤에도 소나기가 내린 뒤라 아침 공기는 매우 쌀쌀했다. 어제보다 더 쌀쌀한 것 같다. 그리고 하늘을 보니 잔뜩 찌푸려 있는 게 하루종일 비가 내릴 듯한 태세다. 바르샤바 투어 이틀째. 오늘은 박물관 위주로 투어를 할 예정이다. 한 도시에서 이틀을 머무는 경우 하루는 명소를 찾아다니고, 다른 날은 박물관이나 갤러리 그리고 공원을 둘러보면서 느긋하게 사색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버스를 타고 문화과학궁전으로 향했다. 바르샤바는 지하철은 없고, 트램과 버스만 다닌다. 트램도 신시가지만 운행하고 있고, 구시가지는 버스만 운행된다. 문화과학궁전은 스탈린양식의 건물인데, 현재 내부는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문화과학궁전은 2차대전후 바르샤바 재건 때 소련에서 지어준 건물이라고 한다. 문화과학궁전답게 내부 박물관은 과학기술분야의 발전사를 볼 수 있는 전시관이 있다. 세탁기 크기 만한 초기의 컴퓨터부터 추억의 CRT 모니터가 있는 컴퓨터까지 볼 수 있다. 전화, 세탁기등 가전제품들도 초기 모델부터 최근의 제품까지 볼 수 있다.



문화과학궁전 관람후 버스를 타고 바르샤바 국립박물관으로 향했다. 국립박물관은 폴란드의 전통회화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국립박물관 관람후에 쇼팽박물관으로 향했다. 폴란드하면 떠오르는 인물은 쇼팽, 퀴리부인, 코페르니쿠스, 교황요한바오로2세를 들 수 있다. 그중 쇼팽에 대한 폴란드인들의 애정은 대단해서, 공항의 이름도 쇼팽 공항이다. 그런데 막상 쇼팽박물관에는 별로 볼 만한 것들이 없었다. 곳곳에 헤드폰을 설치하고 그의 작품들을 들을 수 있게 해 놓은 것이 고작이었다.


저녁 열차를 타고 크라쿠프로 이동해야 하므로 남은 시간은 와지엔키 공원을 가보기로 했다. 아주 유명한 공원인데 왠지 낮익은 이름이다. 와지엔키는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약 15분정도 가야 한다. 와지엔키는 아주 넓은 공원이다. 울창한 나무들과 드넓은 잔디밭이 펼쳐져 있어서 산책 하기에 좋다. 와지엔키 공원의 하이라이트는 수상궁전이다. 수상궁전은 호수위에 지어진 궁전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현재 갤러리로 이용되고 있다. 호수 위에 떠 있는 수상궁전은 정말 한폭의 그림 같다.

마침 폭우가 쏟아져 비도 피하고 작품도 감상할 겸해서 수상궁전 안 갤러리로 들어갔다.

와지엔키 공원 투어를 마친 후 버스를 타고 호스텔로 돌아왔다. 호스텔 물품 보관소에 보관해둔 배낭을 찾아 바르샤바 중앙역으로 이동했다. 호스텔의 체크아웃 시간은 보통 아침 10시에서 11시지만 투숙객이 원한다면 체크아웃 당일에 한해 무료로 짐을 보관해준다.

기차는 약 3시간을 달려 크라쿠프 중앙역에 도착했다. 밤 9시 가까운 시간인데도 낮이 길어서인지 아직 그렇게 어둡지는 않았다. 날씨는 바르샤바처럼 쌀쌀했다.




▶바르샤바 여행 사진들

2012년 7월 18일 수요일

동유럽 여행-바르샤바(1)

호스텔에서 아침을 먹고 거리로 나왔을 때 바르샤바의 거리는 무척 추웠다. 6월말이면 본격적으로 여름에 접어든 시점일 텐데도 믿겨지지는 않지만 도저히 반팔옷을 입기 힘든 날씨였다. 거리의 사람들은 보아하니 대부분 점퍼나 코트를 입고 있었다. 간밤에 소나기가 내린 뒤라 더 추웠던 것 같았다. 그러나, 한국에서 반팔 상의밖에 가져가지 않았으므로 바르샤바의 한여름 냉기를 그대로 체감하면서 걸을 수 밖에 없었다.

바르샤바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깔끔하고 세련된 도시였다. 고풍스럽고 단정해 보이는 르네상스식 건물들이 늘어선 점은 다른 유럽의 도시들과 큰 차이가 없었다. 단, 조금 더  단정하고 세련된 인상을 주었다. 호스텔에서 큰길로 나오니 작은 광장이 보였다. 그곳에 동상이 하나 보였는데, 바로 지동설을 주창한 코페르니쿠스 동상이었다.
코페르니쿠스 동상에서 구시가지로 향하는 거리를 신세계 거리라고 부른다. 신세계 거리에는 성십자가 성당이라는 유명한 교회와 대통령궁 그리고 바르샤바 대학이 있다. 성십자가 성당은 입구에 십자가를 멘 예수의 동상이 인상적이다. 대로를 따라 걷다보니 잠코비 광장이 보이고, 광장 한가운데에는 높은 동상이 우뚝 서 있다.  그리고 광장 옆으로는 붉은색의 왕궁이 있다. 여기서부터 바르샤바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구시가지 투어가 시작된다.

잠코비광장에서 사잇길을 따라 가면 바르바칸이 보인다. 바르바칸은 일종의 성인데 특이하게도 말발굽모양의 형상을 하고 있다. 성은 붉은 벽돌로 아주 예쁘게 쌓여져 있다. 바르바칸 주변을 구경한 후 구시가지 광장으로 향하는 좁은 거리로 접어들었다. 그 거리에는 고딕양식과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당이 서로 나란히 붙어 있다. 성당 안을 차례로 들어가보면  두 양식간의 차이를 확연히 알 수 있다. 로마네스크 양식은 벽이 두껍고 천정이 아치형이다. 반면 고딕 양식은 벽이 얇고 천정은 몇개의 늑골로 떠받치고 있다. 그리고 고딕양식 성당의 두드러진 특징은 바로 스테인드 글래스다. 스테인드 글래스는 유리창에 원색의 종교화를 새겨넣은 것으로 벽이 두껍지 않아 유리창을 설치할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드디어 구시가지 광장이 보였다. 바르샤바의 구시가지는 한폭의 수채화 같았다. 파스텔톤의 건물들이 마치 수채화에 있는 그림을 연상시킨다. 광장 중앙에는 유명한 인어상이 보였다. 인어상은 바르샤바의 수호신으로 한손에는 방패를 한손에는 칼을 움켜쥐고 매우 전투적인 포즈를 취하고 있다. 광장 둘레에는 노천 레스토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천막이 있는 노천 레스토랑에서 맥주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는 광경은 유럽 도시의 전형적인 풍경중 하나다.


 

바르샤바의 구시가지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에 등재될 정도로 이름값을 하는 곳이다. 골목길을 걸으면서 사색에 잠겨도 좋고 벤치에 앉아서 그저 주변 풍경을 바라  보기만 해도 좋다. 바르샤바의 구시가지는 정말 매력적인 곳이다.

구시가지 투어를 마치고 다음으로 향한 곳은 민중봉기박물관이다. 여행가이드북에는 바르샤바에서 첫번째로 가야할 곳으로 추천한 곳인데, 어떤 곳인지 궁금했다. 민중봉기박물관은 구시가지에서 버스를 타고 한 15분쯤 외곽으로 가야 한다. 버스안에서 바르샤바 시내 풍경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구경하는 것도 즐거웠다. 구시가지와는 달리 신시가지는 매우 현대적이다. 고층빌딩들이 즐비한 여느 나라의 수도와 다를 바가 없다.
민중봉기 박물관은 제2차 세계대전당시 무참히 파괴되었던 바르샤바의 당시 상황을 담은 사진들과 유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어두컴컴한 박물관 1층 홀에 2차대전 당시 사용했던 프로펠러 비행기가 전시되어 있는 모습은 압권이다. 둥둥 울리는 타악기 소리와 어두운 조명이 전쟁의 긴박감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2층에는 당시 희생되었던 사람들과 함께 바르샤바의 참상을 보여주는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당시의 상황을 필름에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도 상영하고 있었다. 전시장 한 쪽에서는 전화나 전투복 오토바이 같은 당시의 전쟁 유품들도 볼 수 있다. 바르샤바는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곳으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곳이기도 하다. 어떤 명분이 있더라도 전쟁은 잔인한 것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희생자들의 사진을 보면 누구나 숙연해 질 수밖에 없다. 전쟁의 리얼한 모습과 잔인함을 확인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민중봉기박물관을 적극 추천한다. 점심을 아직 안먹어서 배가 출출하던 차에 마침 박물관 안에 카페가 보였다. 그래서, 케익과 과자 그리고 커피로 간단히 요기를 떼웠다.



박물관을 뒤로하고 향한 곳은 빌라노프 궁전. 빌라노프는 시내에서 버스로 한 20분 정도 가야한다. 빌라노프행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려 약 10분정도 쉬엄쉬엄 걸어들어가면 궁전이 보인다. 궁전은 베르사이유 궁전을 모델로 해서 지어졌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바르샤바의 도시풍경은 파리와 비슷하다. 르네상스양식의 건물들이 가지런하게 늘어서 있는 모습이 파리를 많이 닮았다.


빌라노프 궁전은 노란색 톤의 컬러가 정원의 녹색 잔디밭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만 하는 뒤뜰은 더 아름답다. 입장료를 내기 싫어 하마터면 구경하지 않을 뻔 했다. 빌라노프궁전에 왔으면 정면만 보고 가지  말고 얼마 하지 않은 입장료를 내고 후원도 반드시 구경하라고 권하고 싶다. 그곳에서는 탁월한 예술성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화단과 화려한 분수 그리고 대단한 손기술을 느끼게 하는 조각상들을 감상할 수 있다.


바르샤바 투어 첫날 마지막 장소로 사스키 공원을 선택했다. 사스키 공원은 도심한가운데 조성된 공원으로 바르샤바 시민들의 휴식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 바르샤바는 공원과 녹지가 정말 잘 조성되어 있다. 바르샤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단정한 건물들과 공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스키 공원은 잔디와 나무가 풍부하고 예술성이 뛰어난 분수와 아름다운 화단이 있다. 특히 화단이 매우 아름다운데 어떤 섬세한 패턴을 가지고 정교하게 디자인되어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화단 하나를 만들어도 디테일한 부분까지 정성을 쏟는 점은 배워야 할 것 같다.

2012년 5월 11일 금요일

유럽여행6-프라하


인터라켄에서 바젤로 열차로 이동한 후 야간 열차를 타고 프라하로 갔다. 야간열차는 독일 이곳저곳을 거친후에 베를린과 드레스덴을 거치는 완행 노선이었다. 등받이를 뒤로 한껏 젖힐수 있지만 편하게 잠을 잘 수는 없었다.
프라하 흘라브니 나드라지역에 도착하여 1일티켓을 끊고 메트로와 트램을 타고 숙소로 갔다. 트램(전차)는 처음 타보는 것으로 프라하에서는 가장 대중적인 교통수단이지만 초행인 탓에 노선을 잘못타는 바람에 많이 헤매야만 했다. 재미있는 점은 프라하에서는 지하철이나 트램을 탈 때 검표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숙소에 짐을 내려놓자 마자 트램을 타고 시내로 향했다. 스메타나의 교향시로 유명한 블타바강을 건너서 시내로 들어가서 국립박물관부터 구경하였다. 체코는 옛날부터 공학이 발달한 나라로 박물관에는 체코출신의 많은 발명가들과 그들의 발명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박물관을 나오면 보이는 광장이 바로 유명한 바츨라프 광장이다. 길게 펼쳐진 광장 양편으로 앤티크한 건물들이 늘어서있고 광장에는 아름답게 꾸며진 화단과 동상 그리고 트램을 개조한 레스토랑이 있었다.
얀후스 동상
바츨라프 광장에서 직진하면 구시가지 광장이 나온다. 그곳에는 화려한 사원이 있고 얀후스의 동상도 볼 수 있다. 얀후스는 마르틴 루터보다 100년 앞선 종교개혁가로 그는 체코의 국민적 영웅이다.
틴교회
구시가지 광장에는 많은 거리의 악사들을 볼 수 있는데, 밴드가 신나는 연주를 하고 있어 잠시 걸음을 멈추고 그들의 공연을 감상했다. 프라하는 어딜 가나 이렇게 자유롭게 연주하는 거리의 악사들을 만날 수 있다. 그들에게 동전 몇닢 던져주지 않을 야박한 관광객들은 없을 것이다.
구시가지 광장을 나오면 블타바 강이 시원스레 펼쳐져 있고 유람선도 오가는 모습이 눈에 띈다. 강옆으로 보이는 체코식 건물들이 너무 아름다워 나는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바빴다. 프라하의 전통 건물 양식은 큐비즘이라고 해서 창문은 사각형이고 지붕은 붉은색의 삼각형 모양이 많다. 블타바강과 전통건물들 그리고 푸른 숲이 마치 그림처럼 오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카를 대교를 건너 거리를 걷다가 카프카 기념관을 보게 되었다. 카프카는 실제 독일에서 작품활동을 했기 때문에 그곳은 그가 태어난 곳이지만 지금은 박물관과 기념품가게로 운영되고 있었다. 조금 더 걸어가면 음악 박물관이 있는데, 표를 구입하여 들어가 구경하였다. 음악박물관 1층에는 체코의 국민음악가인 드보르작의 작품과 유품을 전시하고 있었고, 2층에는 각종 악기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헤드폰을 끼면 악기들의 소리를 감상할 수 있다. 
음악박물과 관람을 마치고 거리를 걷다 현악4중주 공연이 눈에 띄어 표를 구매한후 공연장에 들어가 관람하였다. 공연장은 사원이었으며 약 1시간동안 비발디와 모차르트 스메타나등의 작품들을 연주하였다. 주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연인데 짧은 시간동안 문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좋은 이벤트라고 생각한다.
숙소로 와서 인근 수퍼마켓에서 맥주와 물 과일을 샀는데, 체코의 물가는 우리나라에 비해 싼 편이었다. 특히 대부분의 유럽국가는 우리나라에 비해 농산물 가격이 싼 편이다. 프라하에서 돌아다니며 가판대에서 파는 바게뜨빵에 쏘세지를 넣은 샌드위치를 먹어 보았는데, 쏘세지와 빵이 매우 궁합이 잘 맞는 것 같았다. 거기다 톡 쏘는 콜라까지 곁들이면 레스토랑의 스테이크 부럽지 않다.
이튿날 호스텔에서 아침을 먹은 후에 트램을 타고 프라하성으로 갔다. 왕궁정원을 구경한후 성 주변을 구경하였다. 프라하성에서 걸어 올라가면 페트린타워가 있는데 타워 전망대에서는 프라하 시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프라하성과 붉은지붕의 건물들 그리고 블타바강과 넓게 펼쳐진 숲이 만들어낸 경치는 그야말로 한폭의 그림이었다.
오전에 프라하성 주변을 구경한후 오후에는 기차를 타고 프라하 외곽에 위치한 카를슈테인 성을 찾아갔다. 카를슈테인 성은 신성로마제국 황제였던 카를4세가 지은 성으로 왕의 여름및 사원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숲속에 위치한 카를슈테인성은 어렸을 때 서양 동화에서 보았던 전형적인 중세의 성이었다. 성은 3개의 탑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내부관람을 위해서는 입장료를 내고 가이드를 따라다녀야만 한다. 영어 투어 가이드는 여학생이 해 주었는데, 유창한 영어는 아니지만 매우 성실하게 성 안의 이곳저곳을 설명해 주었다.
카를슈테인 성 관람을 마치고 다시 프라하 시내로 와서 해질녁의 프라하 시내를 산책하였다. 이틀간의 프라하 여행. 프라하의 구석구석을 다 보지 못한 것이 후회되고, 프라하를 떠나기가 못내 아쉬웠다. 프라하는 정말 다시 또 오고 싶은 도시다.
이번 여행에서 프라하를 보지 못했다면 아마 크게 후회했을 것이다. 프라하는 동유럽의 파리라고 알려지고 있는데, 실제 보니 잘못된 표현이었다. 차라리 파리를 서유럽의 프라하라고 하는 편이 옳을 정도로 프라하는 매력적인 도시다. 프라하의 매력을 말로 설명하기는 무척 어렵지만 보헤미안적인 엉뚱함과 자유분방함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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