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11일 화요일

광복 70주년의 진실, 이름뿐인 광복

올해는 광복 70주년이자 전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1945년 나찌독일과 일본군국주의세력은 패망하였고 그로인해 한국은 독립 할 수 있었다. 1945년 7월26일 연합군은 포츠담선언을 통해 일본에 무조건 항복과 함께 전쟁을 통해 획득한 영토를 모두 반환할 것을 종용하였다. 일본이 이를 거부하자 1945년 8월 6일과 9일에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폭탄이 투하되었고 8월8일에는 소련이 일본에 선전포고를 하였다. 이후 소련군은 만주로 쳐들어가 일본군을 궤멸시켰고 8월 9일에는 이미 두만강을 넘어 조선북부로 진격하여 함경도 일대를 점령하기 시작했다. 8월 15일 일본이 항복을 선언한 이후에도 소련군은 진격을 계속하여 8월24일에는 평양을 점령하였고 만주에서는 뤼순을 함락시켰다. 일본관동군은 8월19일 소련군에 무조건 항복을 선언 하였고 8월 30일에는 만주와 조선북부에 주둔한 관동군에 대한 무장해제가 이루어졌다. 한편 미국은 사이판,이오지마,오키나와를 차례로 함락시키고, 일본열도에 인류역사상 최초로 핵폭탄을 투하시켰다. 미국의 핵폭탄 투하와 만주에서 소련군에게 참패함으로써 일본은 사실상 전의를 상실하였다. 8월 15일 일본은 연합군에 무조건 항복을 선언하였고, 9월 2일 미주리함 선상에서 공식적으로 항복문서에 조인하였다. 1894년 청일전쟁(갑오전쟁)승리, 1905년 러일전쟁승리 이후 승승장구하며 조선을 식민지화한데 이어 중국을 침략하고 동남아시아까지 세력을 확장한 일본제국주의는 이렇게 종말을 고하고 말았다.
그렇다면 한국에게 광복은 무슨 의미일까? 1910년 한일합병 이후 한반도는 일본의 영토였는데 1945년 8월15일 이후에 한반도 북부에는 소련군이 남부에는 미군이 진주하면서 사실상 미소 양진영에 의해 분할점령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한국은 전세계 파시스트전쟁(제2차세계대전)에서 일본에 맞서 싸운 나라인가, 아니면 일본과 함께 싸운 나라인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이 생긴다. 1910년 대한제국의 멸망이후 1919년 상해에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되었다. 임정은 김구를 중심으로 일본제국주의에 맞서 싸웠다. 임정은 윤봉길,이봉창등을 통해 일본에 대한 의열투쟁을 벌였고 여기에 김원봉도 가세했다. 그리고 제2차세계대전 중에는 광복군을 조직하여 중국 국민당, 공산당 군대와 함께 중국에서 일본군에 맞서 싸웠다. 하지만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승전국의 지위를 얻지 못했다. 1945년 광복 이후에 김구,김규식등 임정 인사들은 승전국 요인이 아니라 개인자격으로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임시정부가 승전국 지위를 얻지 못한 데는 일본을 패망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분명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일본제국주의에 맞서 싸웠다. 한편 식민지 조선에서는 친일파들이 일본의 총동원령에 부응해서 조선인들의 강제징집과 전쟁물자제공에 앞장서기도 했다. 그들은 사실상 일본제국주의와 함께 연합군에 맞서 싸운 세력들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파시스트들과 맞서 싸운 나라인가 아니면 파시스트와 함게 싸웠던 나라인가? 임시정부의 법통을 인정하는 사람들이라면 전자를 선택할 것이고 친일파들은 후자를 선택할 것이다.
최근 대통령 동생 박근령의 '천황폐하','신사참배 안하는게 패륜'등의 극친일 망언이 화제가 되고 있다. 박근령은 이에 대해 자신은 침묵하는 다수를 대변했다고 항변하기까지 했다. 박근령의 부친인 박정희는 일제시대 만주국 장교로 일본파시스트세력과 함께 만주에서 중국과 임시정부에 맞서 싸운 인물이다. 당시 박정희의 일본 이름은 '다까끼 마사오'였다. 박근령의 발언은 한국은 전세계 반파시스트전쟁에서 일본과 함께 싸운나라였다는 역사인식을 반영한다.
1910년(정확히 말하면 1905년 을사늑약이후)한반도는 일제의 식민지가 되었고 1945년 명목적으로 광복을 맞이했으나 그것은 또다른 식민지 상황의 도래나 다름없었다. 미군정하에서 친일청산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친일파들이 미군을 등에 없고 민족주의세력과 독립운동가들을 탄압하였다. 일본 군국주의세력과 맞서 싸웠던 김구등 임정세력들은 귀국후 완전히 와해되고 말았다. 광복70주년인 오늘날도 한반도의 이남은 여전히 미국군대가 주둔하고 있고 친일파의 후손들이 재계,언론,관료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광복70주년을 맞아 서울시내 한복판에는 임시정부의 상징인 대형 태극기가 걸려 있지만 한국사회는 아이러니하게도 친일파들이 장악하고 있다. 1945년의 광복은 이름뿐인 광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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