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13일 화요일

중국 대련 2박3일 여행

5월 11일부터 13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중국 대련(大连)을 여행하였다. 이번 여행도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으로 갔고, 전 일정을 중국인 현지 가이드가 동행하였다. 대련은 랴오닝성 랴오둥반도 끝자락에 위치한 도시로 우리에게는 여순감옥으로 많이 알려진 도시다. 대련은 러시아 제국이 삼국간섭으로 획득한 도시로 러일전쟁 이전까지 러시아의 항구로 개발되었다. 러일전쟁 이후 대련은 일본의 조차지가 되었고, 일본의 만주침략의 거점이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대련은 소련이 관리하다가 이후에 중국에 반환되었다. 인천에서 대련까지 비행시간은 약 1시간으로 제주도 가는 시간과 비슷했다. 대련공항에 도착하자 체구가 큰 조선족 가이드가 우리를 맞이하였다. 우리 일행은 가이드의 안내로 여순감옥과 관동법원을 구경하였다. 여순감옥은 안중근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후 수감되었던 곳이고, 관동법원은 안의사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었던 곳이다. 구한말 독립운동의 역사적 현장을 실제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이후에 우리는 금석탄으로 가서 금석만항거리를 구경하였다. 금석만항거리는 일본풍의 가옥들이 늘어선 관광거리로 야경이 운치있었다. 이후에 우리는 호텔에서 1박을 하였다. 다음날, 우리는 대련으로 가서 동방수성을 구경하였다. 동방수성은 대련의 대표적인 명소로 베네치아처럼 바닷물을 끌어들여 만든 운하에 곤돌라가 다니는 유럽풍 거리다. 대련이 한 때 러시아의 지배를 받아서인지 동방수성뿐만 아니라 시내 곳곳에는 유럽풍의 건물들이 많았다. 동방수성을 관람한 후 우리는 서안로 먹자거리를 구경하였다. 서안로 먹자거리는 대련의 중심가 쇼핑몰 지하에 위치한 먹자골목으로 다양한 중국의 길거리 음식을 맛 볼 수 있다. 나는 이곳에서 취두부와 오징어구이를 먹었다. 이후에 우리는 점심을 먹고 옛 전차 탑승체험을 하였다. 19세기 전차를 타고 달려보니 근대 도시 대련의 역사와 낭만을 느낄 수 있었다. 이후에 우리는 마사지를 받았는데, 매우 센 지압강도의 마사지를 받고 나니 온몸이 개운하고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었다. 이후에 우리는 쇼핑센터를 들른 후에 성해광장을 구경하였다. 성해광장 앞에는 드넓은 바다가 펼쳐져 있고, 성해만대교가 바다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성해광장은 대련의 또 하나의 명소로 많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주변경치를 감상하고 있었다. 저녁식사 후에 우리는 성해광장에서 펼쳐지는 야경쇼를 관람하였다. 성해만대교와 주변 건물에서 뿜어내는 레이저 불빛들이 10여분간 장관을 이루었다. 야경쇼를 관람한 후 우리는 헝리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헝리호텔은 67층 높이의 초고층 빌딩에 있는 호텔로, 식당이 67층 꼭대기에 위치한 매우 이색적인 호텔이었다. 다음날 우리는 연화산전망대를 구경하였다. 연화산 전망대는 대련일대를 조망할 수 있는 조망명소로 전망대에서는 대련 시내뿐만 아니라 여순까지도 보였다. 이후에 우리는 인근 동물원의 대관람차를 타고 주변 경치를 감상하였다. 이것으로 대련에서의 모든 일정이 끝났다. 대련은 상하이나 칭다오처럼 유럽풍의 근대식 건물들이 많은 곳으로, 색다른 중국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이번 여행은 여순감옥 등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역사가 깃든 유적지도 볼 수 있어서 의미있었다. 그러나 불쾌한 경험도 하였다. 대련공항 입국시 나는 강제로 검역검사를 받았다. 공항직원이 손짓으로 검역실로 들어가라고 하기에 들어갔더니 여러명의 사람들이 검사를 받고 있었다. 검역원이 막대기로 입속을 찔러 뭔가 검체를 채취하는 것 같았다. 검역실에서 무작위로 입국하는 승객들을 대상으로 이러한 검사를 하는 듯한데, 매우 황당한 경험이었다. 지금까지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이렇게 강제로 검역검사를 받은 적은 없었다. 왜 이런 검사를 하는지 어떠한 설명도 없었고, 매우 불쾌했다. 그리고 중국은 공공화장실뿐만 아니라 심지어 공항 화장실도 좌변기가 아닌 재래식 변기였다. 호텔을 제외하면 쪼그려 앉아 용변을 보는 화장실이 대부분으로 이용하기도 불편할 뿐만 아니라 냄새도 심했다. 중국은 수십층짜리 초고층 빌딩들은 그렇게 많이 지으면서 화장실같은 생활편의시설은 왜 개선을 못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또한, 중국 공산당의 인터넷 통제도 여전해서, 해외 인터넷 사이트는 대부분 접속할 수 없었다. 중국은 가깝고 가성비좋은 호텔과 맛있는 먹거리들이 많아 한국인들에게는 여전히 인기있는 여행지다. 하지만 공산당의 과도한 통제와 낡은 화장실 문화는 중국여행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요소다. 최근 중국도 인구가 감소하고 있고, 내수침체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중국 공산당은 고층빌딩과 아파트들을 무분별하게 건설하고는, 이것이 중국의 발전하는 모습이고 자신들의 치적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아파트 등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중국 서민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고, 이로 인해 청년층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추세라고 한다. 중국에서 잘 사는 사람들은 공산당 고위 간부들과, 공산당과 결탁한 소수의 재벌들 뿐이다. 중국의 경제발전도 이미 성장세가 둔화되었고, 대다수 인민들이 경제성장의 혜택을 누리기도 전에 중국은 중진국 문턱에서 정체될 위기에 놓여 있다. 한편 중국 공산당의 지나친 쇄국주의와 중국제일주의는 미국 등 서구권은 물론이고 주변국들로부터 비판과 견제를 받고 있다. 만약 중국이 현재와 같은 과도한 통제와 폐쇄적인 시스템을 고집한다면 중국몽은 일장춘몽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