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29일 수요일

볼티모어 사태는 폭동이 아니다

미국 볼티모어에서 25세의 흑인청년 프레디 그레이가 경찰의 가혹 행위로 인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해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흑인청년 마이클브라운이 백인경찰에 의해 살해된 이후 또다시 흑인청년이 경찰의 폭력에 의해 희생된 것이다. 이에 대해 항의하는 시위가 볼티모어 전역에서 전개되고 있다. 항의시위가 격렬해지자 150대의 차량이 파괴되고 건물이 불타는등 피해가 발생했다. 일부상점에서는 약탈행위마저 벌어졌다. 경찰은 시위대중 200명을 체포했으며 시위진압과정에서 많은 부상자가 발생했다. 사태가 악화되자 메릴랜드 주정부는 주방위군 을 동원하고 볼티모어 시내에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한국의 기득권 언론은 볼티모어 사태를 폭동으로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볼티모어 시위는 단순한 폭동이 아니다. 볼티모어 시위는 지난해 퍼거슨에서 일어났던 민중봉기의 연장선상에 있다. 마이클브라운과 프레디그레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미국에서는 해마다 경찰의 폭력 행위에 의해 약 500명의 시민들이 죽어가고 있다. 그 중 상당수는 흑인등 소수민족들이다. 최근 일련의 흑인청년 살해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 경찰은 세계 최대의 폭력경찰이다. 미국의 경찰은 이미 소수 백인 기득권세력들의 사설 경호부대로 전락했다. 한국언론은 흑인들의 난동만 보도하고 미국경찰의 폭력행위와 인종차별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는다. 지난해 퍼거슨사태를 겪고도 미국의 백인 기득권세력들은 흑인과 소수민족에 대한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볼티모어 사태는 뿌리깊은 인종차별과 경찰의 폭력에 대한 미국 민중들의 저항이자 분노의 표출인 것이다.

2015년 4월 8일 수요일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와 그 의미

2013년 CIA와 NSA에서 컴퓨터 기술자로 일하던 에드워드 스노든은 이들 정보기관들이 민간인과 제3국에 대한 불법 감찰을 자행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는 그 증거로 사찰 프로그램과 NSA의 기밀문서를 언론에 폭로했다.  스노든은 홍콩에서 이러한 사실을 폭로한 뒤 현재 러시아에 망명중이다. 스노든의 폭로 1년전에 줄리언 어산지는 위키리크스를 폭로하였다. 어산지는 현재 런던 주재 에쿠아도르 대사관에서 망명중이다. 스노든은 미국에서 특별사면이 되지 않는 한 미국땅을 영원히 밟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스노든과 어산지의 폭로는 미국과 서방의 내부균열을 암시하는 사건이다. 미국식 자유민주주의는 스노든과 어산지의 폭로로 그 정당성과 도덕성에 심각한 훼손을 입고 말았다.  1991년 구소련 붕괴이후 세계질서의 절대권력으로 군림해오던 미국은 2003년 이라크전의 실패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정치경제 헤게모니가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 우리는 한 인물이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것을 종종 목격한다. 21세기에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는 광야의 외침과도 같은 역사적 사건이었다. 그것은 미국의 일극적 세계질서의 종말과 다극화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것이었다. 스노든의 폭로는 자신의 양심에 의한 것이지만 그것은 역사의 변환을 알리는 계시와도 같은 사건이었다. 스노든의 폭로 이후 브릭스 국가들은 2014년 IMF에 대항하는 브릭스 개발은행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중국은 미국주도의 세계은행에 대항하는 아시아 인프라 개발은행의 설립을 주도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미국의 달러패권은 브릭스 국가들에 의해 잠식되고 있다. 군사적으로도 미국은 러시아와 경쟁하고 있지만 이제 군사기술과 핵전력에서 결코 러시아에 앞선다고 말 할 수 없다. 또한 미국은 재래식 전력에서조차 중국에 급격히 추격당하고 있다. 스노든의 폭로가 있은 지 1년 후인 2014년은 다극화 시대의 원년으로 기록될 것이다. 에드워드 스노든은 현재 망명생활이라는 고난을 겪고 있지만 그것은 예언자의 숙명과도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