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25일 화요일

중국은 과연 2차대전 전승국인가?

중국이 2차대전 항일 전쟁 승리 70주년을 기념해 9월3일 전승절 군사퍼레이드를 실시한다. 중국이 9월 3일에 군사 퍼레이드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이 항일전쟁(중일전쟁) 승리 기념일을 9월 3일로 정한 이유는 일본이 미주리함에서 미국에 항복서명한 날이 1945년 9월 2일이었고 중국은 그 다음날 승리를 선포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일본으로부터 공식적인 항복을 받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과연 중국이 떳떳하게 2차대전 전승국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중일전쟁은 1937년 7월 7일 발발하였고 이후 8년동안 중국을 전쟁의 참화로 몰아넣었다. 무기와 군사력에서 절대적으로 열세였던 국민당 정부군은 전쟁발발 직후부터 일본에 밀리기 시작하여 충칭으로 임시수도를 옮기고 서부 산악지대를 근거로 지구전을 펼쳐야만 했다. 중국군은 일본군에 제대로 반격 한번 해보지 못했다. 반면 일본은 동부해안지대에서 북경-서안-장사-계림에 이르는 지역을 점령하고 중국군을 궤멸 직전까지 몰아갔다. 장개석의 국민당군과 모택동의 팔로군(공산군)은 전쟁기간동안 일본에 일방적으로 밀리기만 했다. 그들은 그저 버틴 것에 불과했다. 1945년 8월 미국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하고 소련이 8월 8일 대일 선전포고를 하고 만주로 진격하자 전세는 역전되었다. 만약 미국과 소련이 구해주지 않았다면 중국은 정말로 일본에 궤멸될 수도 있었다. 중국은 2차대전에서 승리를 한 것이 아니라 승리를 어부지리로 얻었을 뿐이다. 2차대전의 진정한 전승국은 미국과 소련뿐이다.

중국이 그동안 9월3일 전승절 군사퍼레이드를 하지 않은 이유는 자신들이 일본에 승리했다고 주장하기 어려워서였다. 1894년 청일전쟁(갑오전쟁) 이후 중국은 일본과의 전쟁에서 한번도 이긴 적이 없다. 중국에게 9월3일은 그저 이름뿐인 전승절이었다. (한국에게 광복절이 이름뿐인 광복절인 것처럼) 이번 9월3일 전승절 퍼레이드는 중국이 중일전쟁때 능욕을 당했던 일본에게 군사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다. 청일전쟁이후 2차대전 종전까지(1894-1945) 중국은 경제력과 군사력에서 모두 일본에 뒤졌다. 그것이 중일전쟁에서 일본에 밀린 이유였다. 그러나 70년이 지난 후 중국은 핵보유국이 되었고 경제력과 군사력 모두 일본을 추월하였다. 하지만 일본이 과거침략사와 전쟁범죄를 부정하는 것이 역사왜곡이듯이 중국이 2차대전 전승국이라고 주장하는 것 또한 과거 굴욕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다. 전쟁의 어두운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역사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2015년 8월 11일 화요일

광복 70주년의 진실, 이름뿐인 광복

올해는 광복 70주년이자 전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1945년 나찌독일과 일본군국주의세력은 패망하였고 그로인해 한국은 독립 할 수 있었다. 1945년 7월26일 연합군은 포츠담선언을 통해 일본에 무조건 항복과 함께 전쟁을 통해 획득한 영토를 모두 반환할 것을 종용하였다. 일본이 이를 거부하자 1945년 8월 6일과 9일에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폭탄이 투하되었고 8월8일에는 소련이 일본에 선전포고를 하였다. 이후 소련군은 만주로 쳐들어가 일본군을 궤멸시켰고 8월 9일에는 이미 두만강을 넘어 조선북부로 진격하여 함경도 일대를 점령하기 시작했다. 8월 15일 일본이 항복을 선언한 이후에도 소련군은 진격을 계속하여 8월24일에는 평양을 점령하였고 만주에서는 뤼순을 함락시켰다. 일본관동군은 8월19일 소련군에 무조건 항복을 선언 하였고 8월 30일에는 만주와 조선북부에 주둔한 관동군에 대한 무장해제가 이루어졌다. 한편 미국은 사이판,이오지마,오키나와를 차례로 함락시키고, 일본열도에 인류역사상 최초로 핵폭탄을 투하시켰다. 미국의 핵폭탄 투하와 만주에서 소련군에게 참패함으로써 일본은 사실상 전의를 상실하였다. 8월 15일 일본은 연합군에 무조건 항복을 선언하였고, 9월 2일 미주리함 선상에서 공식적으로 항복문서에 조인하였다. 1894년 청일전쟁(갑오전쟁)승리, 1905년 러일전쟁승리 이후 승승장구하며 조선을 식민지화한데 이어 중국을 침략하고 동남아시아까지 세력을 확장한 일본제국주의는 이렇게 종말을 고하고 말았다.
그렇다면 한국에게 광복은 무슨 의미일까? 1910년 한일합병 이후 한반도는 일본의 영토였는데 1945년 8월15일 이후에 한반도 북부에는 소련군이 남부에는 미군이 진주하면서 사실상 미소 양진영에 의해 분할점령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한국은 전세계 파시스트전쟁(제2차세계대전)에서 일본에 맞서 싸운 나라인가, 아니면 일본과 함께 싸운 나라인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이 생긴다. 1910년 대한제국의 멸망이후 1919년 상해에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되었다. 임정은 김구를 중심으로 일본제국주의에 맞서 싸웠다. 임정은 윤봉길,이봉창등을 통해 일본에 대한 의열투쟁을 벌였고 여기에 김원봉도 가세했다. 그리고 제2차세계대전 중에는 광복군을 조직하여 중국 국민당, 공산당 군대와 함께 중국에서 일본군에 맞서 싸웠다. 하지만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승전국의 지위를 얻지 못했다. 1945년 광복 이후에 김구,김규식등 임정 인사들은 승전국 요인이 아니라 개인자격으로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임시정부가 승전국 지위를 얻지 못한 데는 일본을 패망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분명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일본제국주의에 맞서 싸웠다. 한편 식민지 조선에서는 친일파들이 일본의 총동원령에 부응해서 조선인들의 강제징집과 전쟁물자제공에 앞장서기도 했다. 그들은 사실상 일본제국주의와 함께 연합군에 맞서 싸운 세력들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파시스트들과 맞서 싸운 나라인가 아니면 파시스트와 함게 싸웠던 나라인가? 임시정부의 법통을 인정하는 사람들이라면 전자를 선택할 것이고 친일파들은 후자를 선택할 것이다.
최근 대통령 동생 박근령의 '천황폐하','신사참배 안하는게 패륜'등의 극친일 망언이 화제가 되고 있다. 박근령은 이에 대해 자신은 침묵하는 다수를 대변했다고 항변하기까지 했다. 박근령의 부친인 박정희는 일제시대 만주국 장교로 일본파시스트세력과 함께 만주에서 중국과 임시정부에 맞서 싸운 인물이다. 당시 박정희의 일본 이름은 '다까끼 마사오'였다. 박근령의 발언은 한국은 전세계 반파시스트전쟁에서 일본과 함께 싸운나라였다는 역사인식을 반영한다.
1910년(정확히 말하면 1905년 을사늑약이후)한반도는 일제의 식민지가 되었고 1945년 명목적으로 광복을 맞이했으나 그것은 또다른 식민지 상황의 도래나 다름없었다. 미군정하에서 친일청산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친일파들이 미군을 등에 없고 민족주의세력과 독립운동가들을 탄압하였다. 일본 군국주의세력과 맞서 싸웠던 김구등 임정세력들은 귀국후 완전히 와해되고 말았다. 광복70주년인 오늘날도 한반도의 이남은 여전히 미국군대가 주둔하고 있고 친일파의 후손들이 재계,언론,관료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광복70주년을 맞아 서울시내 한복판에는 임시정부의 상징인 대형 태극기가 걸려 있지만 한국사회는 아이러니하게도 친일파들이 장악하고 있다. 1945년의 광복은 이름뿐인 광복이었다.

2015년 8월 7일 금요일

영화 '암살'을 보고

영화 '암살'을 관람했다. 참으로 오랜만에 항일의열투쟁을 다룬 영화다. 이 영화 김구,김원봉등 일제강점기 의열투쟁에 앞장섰던 항일독립운동가들을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한다. 김구는 임시정부의 주석으로, 김원봉은 조선의용군의 수장으로 각각 중국에서 항일무장독립운동을 한 인물들이다. 그러나 한국의 일부 극우세력들은 김구를 '테러리스트', 김원봉은 '빨갱이'로 부르고 있다. 또한 영화 '암살'은 김구 김원봉과 함께 이들을 도와 항일 무장 투쟁을 한 수많은 무장투쟁가들을 부각시켰다는 점도 평가할 만 하다. 이들이 총과 폭탄을 들고 일본의 침략세력들에게 저항한 사실을 우리는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하지만 일본의 밀정 염석진이 반민특위에서 무죄판결받는 장면은 씁쓸한 여운을 안겨준다. 염석진이 재판을 받고 나오자 길거리에는 "반민특위 해체하라, 북진통일 이룩하자."를 외치며 시위를 하는 극우 시위대의 모습이 나온다. 해방 후 친일파들이 반공세력으로 둔갑하여 민족주의자와 독립운동가들을 오히려 탄압했던 사실을 이 영화는 각인시켜주고 있다. 염석진이 안옥윤에게 암살당하는 장면은 어디까지나 영화속의 허구다. 일본의 괴뢰국인 만주국 장교의 딸이 대통령이고 그 동생은 한술 더 떠"천황폐하"운운하며 "신사참배 안하는게 패륜"이라는 망언을 하는 나라가 바로 오늘날 한국이다. 70년전 하지 못한 친일청산을 이제 시작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