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17일 화요일

탈레반의 승리와 미국의 실패

2001년 9.11 테러 이후 조지 부시가 아프가니스탄을 공습할 때만 해도 미국은 알 카에다와 그 배후세력인 탈레반을 응징한다는 명분이 있었다. 미군은 아프간에서 탈레반정권을 몰아냈고 친미정부를 수립했다. 하지만 탈레반 붕괴 후에도 미군은 계속해서 아프간에 주둔하면서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했다. 하지만 탈레반은 미군과 아프간 정부군을 상대로 게릴라전을 지속했고 아프가니스탄은 내전의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 그리고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공습한지 20년이 지난 2021년 8월 15일에 수도 카불은 탈레반에 의해 함락되었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천조원이 넘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였다. 그럼에도 미국은 아프간 친미정권을 보호하지 못하고 아무런 소득 없이 탈레반에 다시 아프간을 내어주고 물러나게 되었다. 20년동안 지속된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대테러 전쟁은 결국 실패로 막을 내리게 되었다. 미국이 아프간에서 실패한 결정적 이유는 아프간 국민들의 민심이반 때문이다. 미국은 알카에다를 소탕하고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는데는 성공했지만 무수한 인명피해만 야기한 지루한 대테러 전쟁은 오히려 탈레반이 득세하게 만들었다. 미군은 대테러 전쟁을 명분으로 점령군 행세를 하면서 아프가니스탄의 주권을 유린했고 부패한 아프간정권을 비호했다. 때문에 아프간에서 반미감정과 반정부 정서는 날이 갈수록 고조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탈레반은 아프간 국민들의 지지를 얻게 되었고 미군과 정부군을 상대로 한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미국에게 아프가니스탄은 제2의 베트남으로 기록될 것이다. 베트남전과 아프간전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결국 민심을 얻지 못하면 아무리 첨단무기를 사용하여도 승리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미국은 천문학적인 전비와 인명피해를 입고 결국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게 되었다.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실패는 어쩌면 미국의 오만함에 대한 심판이며 미국의 쇠퇴를 알리는 전주곡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