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23일 금요일

다극화와 세계화의 종말

세계화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 절대적으로 우월한 문화도 없고 정치체제도 없다. 문화상대주의와 지역주의의 시대가 도래했다. 19세기 서세동점 시대 이후 거의 절대적 가치를 누려온 서구의 문화와 정치체제는 더이상 우월하지도 않으며 이미 과거의 낡은 것이 되었다. 영어는 더 이상 세계공용어가 아니며 달러화는 더 이상 기축통화가 아니다. 세계공용의 문화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세계화의 시대에는 서구의 문화가 곧 세계공용의 문화였다. 하지만 서구의 문화는 비서구권에서는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한 때 비서구인들은 서양의 음악과 영화 등 서구의 문화에 심취했다. 그러나 최근에 서구의 문화는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 서구의 문화보다는 자국과 자신들의 민족문화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들의 고유한 문화가 더욱 가치있는 것이라는 것을 비서구인들은 깨달아가고 있다. 이제 비서구인들에게 서구에 대한 문화적 종속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영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달러화를 사용하지 않아도 서구의 음악과 영화를 보지 않아도 비서구인들은 얼마든지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 지구상에는 서구와 교류없이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잘 살아가는 나라들이 얼마든지 있다. 서구의 문화가 최고라는 환상에서 깨어나고 있는 것이다. 서방세계의 일극주의자와 세계주의자들은 코로나 판데믹으로 자신들의 단일세계지배체제를 공고히하려 하였다. 그러나 코로나는 오히려 반세계화를 촉발시켰다. 해외여행과 해외교류가 단절되자 사람들은 자신들의 나라와 문화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 결과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얼마든지 자신들의 나라에서 가치있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반세계화와 다극화 세계질서는 돌이킬 수 없는 역사의 흐름이 되었다. 그리고 한때 서구의 전유물처럼 인식되엇던 과학기술의 시대도 종말을 향해 가고 있다. 과학기술과 기술혁신은 더이상 인간에게 풍요와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서구의 과학기술문명은 환상이며 인간의 삶을 궁극적으로 행복하게 해주는 요소가 아니라는 것을 비서구인들은 깨달아가고 있다. 이제는 문화의 시대다. 외형적이고 물질적인 것보다는 내면적이고 무형적인 인간의 문화가 본질적인 가치가 되고 있다. 이는 매우 당연한 것이다. 세계주의와 문화일극주의가 아닌 다극주의와 문화상대주의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