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21일 화요일

남한산성 종주

1월 7일 남한산성을 종주했다. 마천역에서 출발하여 산성입구를 거쳐 서문까지 오른뒤 서문-북문-동문-남문-수어장대-서문 코스로 일주를 했다. 산성을 한바퀴 도는데 걸린 시간은 약 3시간.


마천동 산성 입구에서 서문까지는 매우 가파른 산길이다. 남한산성이 있는 청량산을 멀리서 보면 마치 병풍처럼 펼쳐져 있어 그 자체가 거대한 성벽임을 알게 된다. 서문은 우익문이라고도 불린다. 서문 전망대에서는 송파구 일대가 훤히 보인다.



서문에서 성벽을 따라 걸어 내려가면 북문이 나온다. 북문의 편액에는 전승문이라고 적혀 있다. 남한산성은 네개의 대문과 함께 곳곳에 암문이 있는데, 이곳은 군사와 보급품이 드나드는 일종의 비밀 통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북문에서 성곽을 따라 걷다보면 장경사가 나오고 조금 더 가면 동문이 나온다. 동문의 편액에는 '좌익문'이라고 써 있다. 동문 옆에는 도로가 뚤려 있어서 남한산성에서 유일하고 성곽이 단절되어 있다.

북문에서 다시 성곽을 따라 걷다보면 남문이 나온다. 남문은 '지화문'이라고도 불린다. 남문은 남한산성의 정문 역할을 하는 문이다. 남문에서 조금 더 걸으면 수어장대가 나온다. 수어장대는 남한산성을 대표하는 건물이다. 수어장대에서 조금 더 가면 서문이 나온다. 이로써 3시간에 걸친 남한 산성 종주가 끝났다. 남한산성 성곽길은 특별히 어려운 코스가 없다. 성곽도 매우 깔끔하게 복원되어 있고 등산로도 잘 정비되어 있어 하루 산행코스로는 아주 적당하다.


끝으로, 병자호란의 역사적 의의를 되새겨 보고자 한다. 병자호란 당신 인조임금은 남한산성으로 피신하여 농성을 하려 하였다. 하지만 청나라 군사는 남한산성의 산세가 험할 뿐만 아니라 한겨울이라 급전을 피하고 성을 포위한채 보급로를 차단하고 지구전을 폈다. 결국 인조임금은 한겨울의 추위로 고생하다가 식량이 바닥나자 더는 버티지 못하고 성을 내려와 청태정에게 이마에서 피가 날 정도로 절을 한 뒤 굴욕적인 항복을 하였다. 하지만 남한산성은 청나라 군사도 쉽게 함락하지 못할 정도로 견고한 요새였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요새를 갖고 있어도 임금과 장수들이 그것을 지켜낼 능력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청나라 군사는 압록강을 건너 한양으로 진격하는 동안 한번도 조선군의 저지를 받은 적이 없었다고 한다. 결국 병자호란의 패배는 당시 지배층의 무능과 부패가 그 원인이었다.

2014년 1월 6일 월요일

프로바둑과 승자독식 사회

프로기사들의 평균 수입은 대략 2400만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지난해 프로기사중 1억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기사는 단 10명으로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기사들의 평균 수입은 150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지난 한해 바둑계는 한국바둑이 중국바둑에 밀렸다며 한국 바둑 위기론을 내세웠다. 그런데, 상위 랭커들의 상금을 보면 반드시 그런 것만도 아니다. 랭킹 1위 박정환의 상금 총액은 7억 8천만원으로 이세돌보다 오히려 더 많이 벌었다. 박정환을 포함한 상위랭커들의 상금수입은 프로야구나 프로축구 스타플레이어들에 비해 결코 적지 않다. 그러나, 평균 1500만원에 불과한 나머지 기사들의 수입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성적이 저조한 40대 이상의 시니어 기사들과 여류기사들은 이보다 더 낮은 수입을 올린다는 얘기다. 한국기원 소속 프로기사는 모두 284명이다. 그중 10명이 전체 상금의 절반을 독식하고 있다. 나머지 274명은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요즘 프로기사 지망생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프로기사로 성공한다면 물론 '대박'이지만 그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그 힘들다는 자영업의 성공확률보다 프로기사로 성공하기가 더 힘들다는 얘기다. 프로 바둑은 신자유주의가 지향하는 승자독식사회의 궁극적 모델로 보인다. 요즘 대기업에서는 능력위주로 연봉을 지급하고 사원들간의 연봉격차를 점점 늘려가고 있다. 이런 추세로 나간다면 모든 분야에서 프로바둑계와 같은 승자독식구조가 나타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