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6일 월요일

프로바둑과 승자독식 사회

프로기사들의 평균 수입은 대략 2400만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지난해 프로기사중 1억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기사는 단 10명으로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기사들의 평균 수입은 150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지난 한해 바둑계는 한국바둑이 중국바둑에 밀렸다며 한국 바둑 위기론을 내세웠다. 그런데, 상위 랭커들의 상금을 보면 반드시 그런 것만도 아니다. 랭킹 1위 박정환의 상금 총액은 7억 8천만원으로 이세돌보다 오히려 더 많이 벌었다. 박정환을 포함한 상위랭커들의 상금수입은 프로야구나 프로축구 스타플레이어들에 비해 결코 적지 않다. 그러나, 평균 1500만원에 불과한 나머지 기사들의 수입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성적이 저조한 40대 이상의 시니어 기사들과 여류기사들은 이보다 더 낮은 수입을 올린다는 얘기다. 한국기원 소속 프로기사는 모두 284명이다. 그중 10명이 전체 상금의 절반을 독식하고 있다. 나머지 274명은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요즘 프로기사 지망생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프로기사로 성공한다면 물론 '대박'이지만 그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그 힘들다는 자영업의 성공확률보다 프로기사로 성공하기가 더 힘들다는 얘기다. 프로 바둑은 신자유주의가 지향하는 승자독식사회의 궁극적 모델로 보인다. 요즘 대기업에서는 능력위주로 연봉을 지급하고 사원들간의 연봉격차를 점점 늘려가고 있다. 이런 추세로 나간다면 모든 분야에서 프로바둑계와 같은 승자독식구조가 나타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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