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4일 화요일

우크라이나 전쟁과 다극화 세계질서

우크라이나의 평화는 쉽게 오지 않을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로서는 국가의 존망이 걸린 문제다. 어떠한 형태의 평화협정도 러시아의 축소와 패배를 의미한다. 물론 전쟁으로 인한 손실은 러시아와 서구 모두 막대하다. 그러나 역사의 패배자가 되기 보다는 전쟁 상황이 러시아로서는 가장 바람직한 경우가 될 수 있다. 지난 8월 푸틴과 트럼프는 알라스카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평화를 위한 담판을 하였지만 결과는 실패로 귀결되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평화협정은 없다. 그것은 또다른 속임수에 불과하다. 오직 승자와 패자만이 있을 뿐이다. 미국과 서구의 목표가 러시아의 붕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평화를 구걸하는 순간 러시아는 사실상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며 푸틴은 실각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대항해시대 이후 서구백인들에게 평화를 구걸했던 국가와 민족은 모두 패망했다. 서구백인들을 믿어서는 안된다. 그들의 단 하나의 신념은 오직 백인우월주의와 세계지배에 대한 야욕뿐이다. 그들에게 비백인과의 평화공존은 없다. 비백인들은 노예가 되거나 멸족되거나 둘 중 하나다. 알라스카 회담에서 알 수 있는 사실은 푸틴은 더이상 러시아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그저 러시아의 엘리트들을 대변하는 인물일 뿐이다.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제공하는 트럼프와의 회동은 10년 넘게 우크라이나의 네오나찌들과 싸워온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전사들에 대한 일종의 모욕이다. 역사상 어떠한 평화도 전쟁을 통해서 이뤄지지 않은 적이 없었다. 일시적 평화협정도 결국 전쟁이 뒤따랐다.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속임수다. 소모전이 되든 핵전쟁이 되든 대치하는 두 세력간의 평형은 결국 전쟁을 통해 이뤄지게 된다. 역사상 러시아의 미래를 결정한 사람들은 차르와 정교회 신부들이 아니었다. 오늘날 러시아를 만든 장본인들은 프런티어를 개척한 코사크들과 외세와 싸운 민중들 그리고 붉은군대였다. 지금 러시아의 미래를 결정하는 사람은 푸틴이 아니라 우크라이나에서 싸우고 있는 전사들이다. 볼셰비키 혁명은 유럽의 기독교 제국주의 국가였던 러시아의 정체성을 다민족 사회주의 국가로 완전히 바꾸었다. 구소련 붕괴 후 러시아는 일시적으로 유럽의 백인우월주의 국가로 회귀하려 했으나 그것은 자신들의 역사와 정체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었다. 2014년 돈바스 민중들의 봉기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신호탄이었다. 그들이 싸운 건 단순히 우크라이나의 네오나찌들이 아니라 그들의 배후에 있는 서구제국주의자들이었다. 또한 그들은 볼셰비키 혁명으로 이룩한 위대한 사회주의 국가로서의 러시아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서 싸운 것이다. 러시아와 전세계 반제국주의 시민들은 용감한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의 민중들과 전사들을 잊지 않을 것이다. 돈바스 봉기로 촉발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서구중심의 세계질서를 붕괴시키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는 우크라이나에서 패배하면 자신들의 패권이 붕괴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에 막대한 자원과 군비를 투입하고 있다. 그로 인해 미국과 유럽의 경제는 나락으로 치닫고 있다. 전쟁이 자신들의 패권을 강화시키기 보다는 경제를 갉아먹고 자신들의 내부를 분열시키는 기폭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서구가 자신들의 패권유지를 위해 아무리 발악을 해도 그것은 그것은 지는 해를 돌이키는 것 만큼 어려울 것이다. 다극화의 조류는 거부할 수 없는 세계사의 흐름이다. 백인들의 시대는 사실상 끝났다. 유럽과 북미의 백인문명은 더 이상 우월하지 않으며 역사의 뒤안길로 서서히 쇠퇴해가고 있다. 인류의 역사는 변곡점을 지나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