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5일 토요일

청계산 트레킹

 온라인에서 고어텍스 등산화를 구매한 후 처음으로 청계산을 찾아갔다. 2주동안 산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에 청계산에서 모처럼 제대로 하이킹을 해보고 싶었다. 청계산은 2년반만에 오른다. 그동안 잘 찾아가지 못한 이유는 인천에서 멀기 때문이라는 편견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광역버스를 타면 약 1시간 20분 정도면 갈수 있기 때문에 지리적인 거리보다는 심리적인 거리가 더 멀었던 것 같다. 인천에서 청계산을 가려면 양재역까지 광역버스를 타고 간 후 지선버스나 간선버스로 청계산 입구까지 들어가야 한다. 토요일이라 양재역에서 청계산 가는 버스는 등산객들로 터질 정도였다. 한편으로는 등산인구가 많아졌다는 얘기가 되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서울시나 자치단체가 등산객들의 교통편의를 외면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숨막힐 정도로 사람들을 가득 태운 버스를 타고 청계산 입구에 내리니 산행의 즐거움은 커녕 욕부터 나올 정도였다.
청계산을 오르면서 등산 문화의 두가지 변화가 느껴졌다. 첫째, 예전에 비해 등산객들이 엄청나게 많아졌다는 것이다. 이제 등산은 최고의 국민스포츠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등산로를 빼곡이 채운 사람들 때문에 걷기가 불편할 정도였다. 둘째, 여성과 젊은층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특히 등산을 가장 싫어한다는 20대 여성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등산은 이제 남녀노소 불문하고 온국민의 사랑을 받는 운동이 되었다. 그러나, 등산인구는 늘어났지만 한편으로는 진정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늘었는지 궁금하다. 왁자지껄 떠들면서 산행을 하는 모습과 여기저기 둘러앉아 푸짐하게 음식을 먹는 모습들을 보면 산을 사랑하는 모습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웰빙 바람 때문에 고급 등산복을 차려입고 산에 올라오는 사람들은 많아졌지만 겉만 번지르르했지 제대로 등산을 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주변 경치를 감상하면서 그리고 자신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며 산에 오르는 것 이것이 진정한 등산의 묘미라고 할 수 있는대 말이다.
청계산을 오르면서 산세의 깊이를 다시한번 느낄 수 있었다. 청계산은 높지는 않지만 능선이 비교적 넓게 펼쳐져 있다. 산에 오르면 오를수록 점점 더 산의 전체적인 윤곽이 눈에 들어온다. 3월초지만 아직 산 정상에는 눈이 녹지 않아서 신비로운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눈앞에 펼쳐진 신비롭고 아름다운 경치 때문에 연신 카메라를 들이댈 수 밖에 없었다. 

오늘 산행 코스는 청계산 입구에서 원터골 쉼터를 거쳐 매봉 정상에 올라간 후 석기봉과 이수봉을 거쳐 청계사 하산로로 내려오는 길을  택했다. 이 코스가 청계산의 주 등산로라고 할 수 있는데, 대략 대략 4시간 코스라고 보면 된다. 매봉까지는 목재 계단로가 설치되어 편하게 올라갈 수 있지만 매봉에서 석기봉으로 넘어가는 코스는 땅이 매우 질은데다 길이 꼬불꼬불해서 쉬운 길이 아니다.
하산로에 있는 청계사에 잠시 들렀다. 청계사에는 거대한 와불이 있다. 자갈로 많든 듯한데, 마치 부처님이 입멸하실 때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인도 쿠시나가라에도 부처님의 입멸상이 있는데, 크기는 청계사의 와불이 훨씬 크다. 청계사는 오래된 절이지만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절은 아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약 3시간 반에 걸쳐서 산행을 했다. 산을 어느정도 타 본 경험으로는 3~4시간 정도의 산행이 가장 적당한 것 같다.  한두시간의 산행은 트레킹이라고 볼 수 없고, 반면 4시간이 넘어가면 지루할 뿐만 아니라 체력 소모도 크다. 3,4시간 정도의 산행이면 크게 무리하지 않는 제대로된 하이킹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청계산은 관악산에 비해서 능선의 높낮이도 크지 않고 바위길도 많지 않아서 비교적 산행이 수월한 편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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