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18일 토요일

국립중앙박물관 관람

아침 7시 평소보다 30분 늦게 일어나 세수를 하고 집을 나섰다. 토요일 아침은 늘 그렇듯이 집앞의 편의점에서 삼각김밥과 우유로 해결하였다. 삼각김밥 구입시 추가증정 이벤트가 있어서 덕분에 콜라를 덤으로 마셨다. 잠실에서 2호선을 타고 인천으로 가는 도중 어디 갈 곳이 없을까 하고 고민하던 중 국립중앙박물관을 가보기로 결정했다. 사당에서 4호선으로 갈아 타고 이촌역에서 내려 국립 중앙박물관으로 향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역사박물관으로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는 곳이다. 상설 전시관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박물관은 9시에 개장하는데, 8시 40분경에 도착해서 입장시간까지 다소 기다려야 했다. 기다리는 도중에 박물관 앞에서 인증 샷. 토요일이라 학생들의 단체관람이 많았다. 그러나, 학생들을 제외하면 박물관을 찾는 일반인들의 수는 많은 편이 아니었다. 

 


오늘은 선사시대관에서 상당히 많은 시간을 보냈다. 과연 인간의 역사는 언제부터인가. 구석기 시대는 지금으로부터 250만년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250만년전에 출현한 오스트랄로피테쿠스라는 남방원인이 인류 역사의 시초라고 한다. 하지만 진정한 인류의 역사는 직립 보행을 한 호모에렉투스가 등장한 100만년전이 아닐까? 두발로 서게 되어 자유로운 손으로 비로소 인간은 도구를 만들게 되었기 때문이다. 구석기 시대의 유물들은 저게 과연 유물일까 싶을 정도로 자연상태의 돌과 크게 구분이 되지 않았다. 자연상태의 돌과 구분해내는 역사 전문가들의 안목이 놀라울 따름이다. 신석기관에 들어서야 비로소 유물다운 유물들을 볼 수 있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우리나라의 유물만 전시된 것은 아니다. 인도와 중국 일본과 동남아시아 국가의 유물들도 전시되어 있다. 간다라 시대 인도의 불상도 볼 수 있다. 박물관은 총 3층으로 되어 있는데 1층은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역사적인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2층은 서화나 기증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고, 3층에는 다른 나라의 유물과 불상 그리고 자기가 전시되어 있다. 

3층으로 된 박물관을 다 구경하려면 족히 하루는 잡아야 할 것 같다. 곳곳에서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데리고 다니며 유물들에 대해서 열심히 설명해 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가끔씩 외국인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꼬불꼬불한 전시관을 걸어다니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일이다. 그래서 곳곳에 쉴수 있는 휴게실이 많이 있었다. 

오늘 관람한 유물중에서 내가 선정한 최고의 유물은 바로 조선 백자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은은한 아름다움이 매력이다. 조선 전기의 작품이라는 저 백자는 궁중에서 의례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최고의 도공들이 만들어낸 것이라고 한다. 고결한 선비의 정신과 무심한 선(禪)의 미가 융합된듯한 저 은은한 예술미는 어느 유물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평범함의 미학이라고 할까? 저것이 바로 진정한 한국의 미가 아닐까? 백자 항아리 옆에 최순우 시인의 시가 있어서 그대로 옮겨 본다.

폭 넓은 흰 빛의 세계와
형언하기 힘든 부정형의
원이 그려 주는 무심한 아름다움을
모르고서 한국미의 본바탕을
체득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백자 항아리들에 표현된 원의 어진 맛은
그 흰 바탕색과 아울러 너무나 욕심이 없고
너무나 순정적이어서 마치 인간이 지닌
가식 없는 어진 마음의 본바탕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최순우 '백자 달항아리'중에서


3시간동안 박물관을 둘러 보았다. 하지만 많은 전시관을 주마간산식으로 둘러 보아서 제대로 다 구경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짧은 시간의 박물관 관람을 통해서 얻을 수 있었던 소득은 과거와의 무언의 소통이 아니었을까? 과거에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사람들간에 권력다툼과 전쟁이 있었다. 반면에 높은 이상을 가지고 고결하게 살아간 사람들도 있었다. 전쟁과 평화 탐욕과 고결한 이상 그 모든 흔적들을 박물관의 유물들은 말없이 들려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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