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11일 화요일

러시아와 중국, 신유라시아 제국의 등장

러시아와 중국은 APEC총회에서 동시베리아 파이프라인에 이어 서시베리아 라인(알타이 라인)을 통한 가스공급협정을 체결했다. 서시베리아 라인으로 제공되는 가스는 사실상 러시아가 유럽에 공급하던 가스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의 대러시아 경제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러시아의 대유럽 가스공급도 감소하고 있다. 대신 러시아는 유럽을 대체할 새로운 가스공급처로 중국을 선택했다. 이번 가스공급협정의 체결로 중국은 유럽을 제치고 러시아의 최대 가스공급처가 되었다. 물론 가스대금은 달러가 아닌 위안화나 루블로 결제한다. 최근 러시아와 중국은 에너지분야뿐만 아니라 경제,군사,인문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2020년까지 양국은 교역량을 두배이상 증가시킬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이처럼 긴밀해진 이유는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이다. 소치올림픽 시기를 이용해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반정부 세력을 동원해 야누코비치 정권을 전복하고 키에프에 친서방 정부를 수립했다. 러시아는 이것을 미국이 개입한 불법 쿠데타로 간주하고 있다. 18세기 이후 러시아의 일원이었으며 러시아인이 인구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우크라이나를 대다수 러시아인들은 러시아의 일부로 생각할 뿐 독립국가로조차 인정하지 않는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집착을 보인 이유는 러시아의 부활을 막기 위해서다. 미국의 전략가인 브레진스키는 만약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에서 떼어낸다면 러시아는 제국으로 부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러시아와 중국의 접근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필연적 결과일 수 밖에 없다. 또한 최근 홍콩의 반중국시위가 서방의 개입으로 인해 중국을 자극하면서, 중-러의 전략적 접근에 더욱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정변유도는 러시아와 중국의 지정학적 반미연대를 강화시킴으로써 오히려 득보다는 실이 클 것으로 보인다. 러-중 양 대국은 국제무대에서도 발빠르게 반미전선을 구축해가고 있다. 러시아는 브릭스등 신흥국가들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서방주도의 세계 경제질서에 타격을 가하려 하고 있다. 중국은 21세기 신실크로로드건설을 제창하면서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교류를 강화하려 하고 있다. 러시아의 브릭스 강화 움직임이나 중국의 신실크로드 건설은 모두 서방의 경제헤게모니에 위협이 되는 것이다. 반면 미국은 TPP를 통해 중국, 러시아를 견제하려 하고 있으나 TPP는 태동단계에서 난관에 봉착하여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이다. 미국이 개입한 우크라이나 정변으로 서방과 러시아는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으며, 러-중 동맹은 점점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의 유라시아 2각동맹(인도까지 포함하면 3각동맹)은 미국과 서방에 큰 위협이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미국의 세계지배 야욕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초래했고 그 반작용으로 러-중 동맹이라는 신유라시아 제국을 등장시켰다. 신유라시아 제국은 과거 유라시아 대륙을 휩쓸었던 몽고제국의 부활을 의미하며 이는 미국과 유럽에게는 끔찍한 악몽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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