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3호선 안국역 출구로 나오면 북악산 서울 성곽입구로 가는 셔틀버스를 탈 수 있다. 안국역에 도착한 시간은 정오 무렵, 토요일이라 북악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셔틀버스는 사람들로 터질 것만 같았다. 앞문으로 간신히 올라 탔으나, 차라리 그냥 걷는 게 낳겠다 싶어서, 종점에서 두어 정거장 전에그냥 내렸다. 그런데 카드를 대는 순간 1700원이 찍히는 것이었다. 환승이라 일,이백원의 추가요금이 나올 줄 알았는데, 그만 앞문으로 내리는 바람에 부정하차한 것으로 되어 기본요금에 추가요금이 부과된 것이다. 여행시작부터 기분이 언짢았다. 어쨌든 버스에서 내려 성곽 입구인 와룡공원으로 올라갔다. 올라가는 길은 나무숲이 울창해서인지 산책하기에는 괜챦은 편이었다.
말바위 안내소 가는 길이라는 표지판에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성곽길이 나타난다. 북악산 산책로는 일반인들에게 9:00-17:00 까지만 개방된다. 그리고, 등산로 집입 시 주민등록증을 명찰과 교환해야 하는 등 출입절차가 까다로운 편이다. 그런데 명찰을 교부해주는 안내소 입구에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하도 줄이 길어서 안내소가 보이지도 않았다. 하릴 없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내려오는 사람들의 얘기가 들렸다. 오늘은 방문객이 너무 많아 명찰이 부족하여 들어가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화창한 주말이라 사람들이 많으리라고 예상은 했지만, 출입 인원 제한이 있는 줄은 미쳐 몰랐다. 대기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구경하기는 틀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1박2일이라는 TV 로그램에서 북악산 성곽을 촬영했다고 하다. 그래서인지 북악산 산책로가 갑자기 인기가 높아졌고 거기다 주말까지 겹쳐서 방문객이 증가한 것 같았다.
어쩔 수 없이 내려오는 수 밖에 없었다. 내려오는 길에 삼청공원으로 가는 갈래길이 나타나는데, 삼청공원을 한번 구경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삼청공원으로 내려가는 길은 인왕산의 전망이 좋다는 것 빼고는 평범함 등산로에 불과했다. 그리고, 삼청공원은 운동기구 몇개 있는 동네 근린 공원 수준이었다.
삼청동길을 빠져나오니 경복궁 돌담길이 보였다. 이 길을 따라서 걸어가면 광화문이 나온다. 토요일 오후라 차가 도로를 빼곡히 채웠고 도로는 거의 주차장이었다.
경복궁역 출구 바로 옆에서는 문화 공연이 진행되고 있었다. 퓨전 재즈를 연주하는 듯한 밴드가 공연중이었다. 잠시 공연을 보기 위해서 의자에 앉았다. 그런데, 아침 식사후 아무것도 먹지 않아 허기진 상태인데다 너무 많이 걸어서 몸은 지쳐 있었다. 더욱이 날씨마저 무더워서 오래 앉아 있기는 어려웠다. 공연 주최측에서는 관람객들에게 챙모자와 백설기 떡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었다. 그러나 재즈 연주를 더 볼 마음이 없었기 때문에 다시 경복궁역으로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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