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16일 토요일

서울 숲 탐방


10월 16일 토요일 서울 숲을 찾아 갔다. 아침 7시에 일어나서 씻고 7시 30분에 집을 나와 잠실역에서 뚝섬가는 지하철 2호선에 몸을 실었다. 서울 숲은 뚝섬역에서 내려 15분 정도 걸어가면 나온다. 서울숲은 도심에 있는 숲으로 넓은 공간에 산책로, 공연장, 잔디밭, 호수, 조각공원, 식물원, 사슴방목장등이 어우러진 문화 예술 생태 공원이다. 면적은 올림픽 공원과 엇비슷한데 볼거리가 더 다양하고 덜 인공적인 느낌이다.



서울숲 입구에 들어서면 군마상이 눈에 띈다. 말을 탄 기수들이 힘차게 달리는 모습이 무척 역동적이다.


 군마상 옆에는 바닥 분수가 있다. 아직 이른 시각이라 분수를 가동하고 있지 않았다. 이른 아침이라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분수대를 지나면 조각정원이 나온다. 올림픽 공원에는 조각정원이 따로 없이 조각상들이 잔디 또는 산책로에 놓여져 있는데, 서울숲은 조각상들을 한 곳에 모아 감상하도록 하고 있다.






'공간속으로'라는 작품이다. 무슨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고 정면에서 바라보았을 때 세 여인의 동상이 상자안에서 오버랩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바람의 한가운데'라는 작품이다. 자동차의 앞부분과 한 여인의 모습이 상징하는 것은 무엇일까?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무엇을 말하려고 한 것일까?


 조각정원 옆에는 거울 연못이라는 정방형의 호수가 있다. 막상 볼 때는 몰랐는데 사진으로 보니 물위에 비친 나무들이 정말 거울에 비친 모습 같다.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보였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나무인데, 가로수나 조경 목적으로 수입한 수종으로 알고 있다. 현존하는 나무중에 은행나무와 함께 가장 오래된 종이라고 한다. 메타세콰이어뿐만 아니라 서울숲에는 다양한 나무들이 심어져 있다.



시원스럽게 뻗은 메타세콰이어길을 걸어가다보면 드넓은 잔디운동장이 보인다. 토요일을 맞아 많은 학생들이 체험 학습의 일환으로 서울 숲을 찾았다.


서울 숲 산책로는 자전거용 포장 도로와 보행자용 비포장길로 구분이 되어 있다. 도심에서 비포장길을 구경하기 쉽지 않은데, 서울숲은 흙길을 걷고 싶은 욕구를 어느 정도 충족시켜 주고 있다. 앞으로 비포장길이 올림픽 공원을 비롯한 도심 공원으로 확장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산책로는 'A' 코스와 'B'코스로 나누어 지는데, 처음 걸어보는 길이라 구분하기 쉽지 않았다. B코스가 A코스보다 외곽을 돌기 때문에 길이가 더 길다. 'B'코스로 접어들어 다리 밑을 지나면 사슴 방목장이 나온다.




 사슴 방목장에는 대여섯 마리의 사슴들이 우리 안에서 노닐고 있었다. 그 중에 뿔이 없는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어 보았는데 가만히 있는 모습이 무척 온순했다.



방목장에는 관람객들이 사슴 먹이를 손에 담아 줄 수 있도록 먹이 자판기가 설치되어 있다. 개당 천원인데, 손에 털어서 주었더니 혀로 핥아 먹었다.





 방목장에서 계단을 올라가면 바람의 언덕이 나온다. 바람의 언덕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벤치 몇개 놓여 있는 쓸쓸한 언덕이었다.


 바람의 언덕에서는 사슴 방목장으로 가는 보행 가교가 있다. 이곳을 따라 걷다 보면 방목장 출입구가 있는데, 사슴들의 안정을 위해서 방목장 출입문은 닫혀 있었다.


 가교 위에서 뿔싸움을 하는 수컷 사슴을 보았다. 내가 바라보니까 잠깐 싸움을 멈추고 빼꼼히 쳐다보더니 이내 다시 싸우기 시작했다. 그런데, 서열 다툼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뿔싸움하면서 노는 것 같기도 한데  후자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보행가교를 따라서 걷다보면 한강이 보인다. 저 멀리 성수대교와 한강 시민공원의 모습이 보인다. 보행가교는 강변 북로 위를 지나 한강 시민공원으로 연결되어 있다.


 사슴 방목장 구경을 마치고 다시 산책로를 걸었다. 널찍한 비포장길이 인상적이다. 산길이 아닌 평지에서 비포장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서울 숲의 매력이다. 공원이 아닌 숲이라는 명칭이 붙은 만큼 그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소원의 폭포에서 2개의 돌거북이 있는  돌그릇에 동전을 던져 보았다. 소원을 들어준다고 하는데 표지판에는 소원을 들어주지 않아도 원망하지 말라고 적혀 있다. 동전은 전액 불우이웃을 돕는데 쓰인다고 한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니 태양광 발전소가 보였다. 이곳은 친환경 에너지인 태양열을 이용하여 전력을 만드는 곳으로 이곳에서 만든 전기는 청계천에 물을 공급하는 데 사용된다. 태양열 발전은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은 백퍼센트 친환경 에너지다.






 태양열 발전소 옆에는 곤충 식물원이 있다. 이곳에는 다양한 종류의 곤충들과 함께 열대 식물들을 볼 수 있다. 또한, 2마리의 거북이가 자두를 열심히 먹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식물원 앞 정원에는 토종 채소들을 용기에 재배하고 있었다. 요즘 값이 많이 오른 배추도 재배하고 있었는데, 관리인들이 한눈파는 틈을 타서 뽑아가는 사람들이 있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갤러리 정원에는 형형색색의 꽃들을 볼 수 있다. 그런데 폐허처럼 보이는 저 콘크리트 구조물은 과연 뭘까? 오래된 건축물을 제거하지 않고 정원으로 개조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 숲에는 호수도 있다. 두개의 빌딩 때문에 마치 석촌호수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서울숲 입구에서부터 눈에 거슬렸던 저 건물은 한화 그룹에서 건설중인 주상복합 빌딩이다.


두어시간을 걸었는데 나무와 잔디가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탁 트인 잔디 운동장에서는 학생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요즘 학생들은 공부 때문에 쉴틈이 없다고 하는데, 저렇게 푸른 잔디 위에서 뛰어노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흐뭇했다.





향기정원이라고 하는 곳에는 허브가 심어져 있었는데, 향기는 별로 나지 않았다. 그러나, 허브줄기를 손으로 만진 후에 손에 묻은 그 향기는 정말 진했다. 허브의 향기는 뭐라고 할까 영혼을 정화시켜 주는 것 같다.


서울숲 구경을 모두 마치고 바로 옆에 이쓴 수도 박물관을 찾아갔다. 뚝섬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상수도 서비스를 시작한 곳이라고 한다. 1908년에 수돗물 공급을 시작했으니 우리나라의 수도역사는 100년이 넘는 셈이다. 수도 박물관에는 수도의 역사뿐만 아니라 숲과 물의 관계를 잘 설명해 주고 있었다. 결국 숲에 나무가 많아야 물도 깨끗해진다는 것을 알았다.






 수도박물관 옆에는 반쪽이의 고물 자연사 박물관이 있다. 이곳에는 작가 최정현씨가 고물들만 가지고 만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폐차된 자동차나 건설장비의 부품들 또는 생활에서 버려진 물건들을 가지고 만든 것들인데 폐품을 재활용했다고는 밑겨지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작품들이다. 버려진 물건들도 얼마든지 재활용될 수 있고 심지어는 예술 작품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신 것 같다.




수도박물관 옆에는 과거 정수 처리장이었던 완속 여과지의 모습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다. 완속 여과는 모래를 이용하여 정수처리하는 방법으로 정수 속도는 느리지만 환경 친화적이고 또한 깨끗한 물을 얻을 수 있는 처리 방법이라고 한다.


수도 박물관에는 뚝섬의 유래에 대해서 소개한 글이 있었다. 뚝섬은 원래 조선시대 왕이 사냥을 하던 곳으로, 이곳에 독기(꿩의 깃털로 장식한 깃발)를 꽂고 제사를 지낸데서 독도라고 불리웠다고 한다. 뚝섬의 뚝은 독이 변형되서 나온 것이고, 섬은 한강과 중랑천이 만나는 곳으로 마치 섬과 같이 보인데서 유래한 것이다. 그래서 독도가 뚝섬으로 변화한 것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