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4일 토요일

동유럽 여행-부다페스트(2)


아침 7시에 거실 밖에서 “식사하세요"라는 소리가 들렸다. 여주인의 목소리가 아니라 남자의 목소리였다. 잠겨진 거실 문을 노크하면서 식사하라고 하길래 거실문을 열고 보니 반바지 차림의 헝가리인이었다. 민박집에서 고용한 헝가리인 급사로 보였다. 한국어를 몇마디 배웠는지 “식사하세요"라는 소리를 연신 하면서 부산하게 부엌을 들락거린다. 부엌에 나가보니 식사가 차려져 있었다. 아침식사는 주인집에서 가져오는 모양이었다. 지금까지 먹었던 민박집의 아침식사 중에서 가장 한식 다운 아침 식사였다. 대개는 한식이라고는 하지만 부페식으로 접시에 덜어먹는 경우가 많은데, 밥도 공기에 담아주고 김치와 국 반찬이 제대로 갖춰진 한식이었다. 여주인은 보이지 않고 헝가리인 급사가 식탁에 아침을 차려주고는 사라졌다. 투숙객은 대학생과 나, 그리고 싱글룸의 사내 3명밖에 없어서 단촐한 아침식사였다. 싱글룸의 남자하고는 어제 인사밖에 하지 않았는데, 아침 식사하면서 몇마디 나눌 수가 있었다. 알고 보니 한국 회사의 현지 주재원으로 파견 근무 중인데 부다페스트에 온지 한 달 정도 되며 두 달 후에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그다지 붙임성이 있는 성격 같지는 않으나 한달간 부다페스트에 거주하면서 알게 된 여러가지 노하우들을 이야기 해주었다. 부다페스트의 경우 크지 않기 때문에 왠만한 볼거리들은 도보로 하루면 다 볼 수 있다고 한다. 아침 식사를 하고 나서 그릇과 수저는 그대로 식탁에 올려 놓았는데, 헝가리인 급사가 조금 후에 치웠다.

아침식사를 마친 후 민박집을 나와 본격적인 부다페스트 투어에 돌입하였다. 어제 둘러본 느낌으로는, 부다페스트 시가지는  비인 보다는 작지만 프라하 보다는 넓어 보였다. 그래서 도보로만 이동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워 지하철역으로 가서 1일권을 구입했다. 부다페스트는  3개의 지하철 노선이 있다. 트롤리나 버스와는 달리 지하철역 입구에는 제복을 입은 역무원들이 표를 검사하고 있었다.

일단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영웅 광장부터 구경하기로 했다. 프라하나 비인에 비해서 부다페스트의 지하철은 무척 낡고 소음도 심했다. 그리고 2,3호선과 달리 1호선은 트램처럼 2량의 객차가 승객들을 실어나르고 있었다. 1호선은 지은지 아주 오래된 것 같았다. 영웅 광장은 넓찍한 광장에 오벨리스크처럼 솟을 탑이 있고 그 위에 동상이 있었다. 그 주위로는 기둥이 있는 문이 있고 기둥과 기둥 사이에는 헝가리의 영웅들로 보이는 인물들의 동상이 자리 잡고 있었다. 헝가리의 영웅들을 기념하기 위해서 만든 광장, 그래서 영웅 광장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가이드북을 잃어버리니 내 마음대로 상상하게 된다. 상상은 자유다.

다시 지하철을 타고 안드라시거리를 따라 오페라 역에 내렸다. 이곳에는 국립 오페라극장이 있고 극장 앞에는 헝가리 출신의 작곡가인 프란츠 리스트의 동상도 볼 수 있다. 프란츠 리스트의 헝가리어 본명은 리스트 페렌츠다. 헝가리민족의 조상은 동양에서 건너간 사람들이다. 그래서인지 헝가리인들의 이름은 동양인들처럼 성을 앞에 쓰고 이름을 뒤에 붙인다.  오페라극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성이스트반 성당이 있다. 가운데에 거대한 돔이 있고 주위로는 고전 양식의 건물처럼 석주들이 있는 독특한 성당이었다. 다시 안드라시 거리를 따라 걸어 데아크 페렌츠광장에 접어들었다. 부다페스트의 거리를 걸으며 주위의 건물들을 바라보니 부다페스트도 현대적이면서 독특한 디자인의 건물들이 아주 많았다.  데아크페렌츠광장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바찌거리에 접어들었다. 바찌거리는 부다페스트의 대표적인 쇼핑 거리다. 부다페스트의 번화가도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바찌거리를 둘러본 후 세체니 다리를 건너서 부다지구로 갔다. 부다페스트는 다뉴브강을 사이에 두고 왕궁쪽을 부다지구, 국회의사당이 있는 쪽을 페스트 지구라고 부른다. 다리를 건너니 왕궁 언덕으로 운행하는 케이블카가 있었고,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처음에는 케이블카를 타려고 줄을 섰으나, 언덕이 높지 않아서 그냥 걸어서 올라가기로 했다. 왕궁 주위의 산책로를 따라 얼마 걷지 않아서 부다 왕궁에 이르렀다. 조금만 걸으면 되는데 왜 굳이 케이블카를 설치한 건지 이유를 잘 모르겠다. 왕궁에 오르니 세체니 다리와 다뉴브강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멀리 국회의사당도 보였다. 고층빌딩은 어디를 둘러보아도 없는 부다페스트의 경치는 런던보다 더 아름다워 보였다. 아마도 강이 있는 도시의 풍경 순위를 매긴다면 부다페스트가 상위에 랭크될 것 같다. 현재 부다 왕궁은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곳에는 헝가리 화가들의 그림들을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가 있는데 헝가리의 전통회화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않아서 관람은 포기하였다. 이미 충분히 훌륭한 경치를 감상한 뒤라 예술에 대한 욕구가 줄어들었는지도 모른다.

왕궁 앞에는 성이스트반 기마상이 엄청난 위용을 자랑하며 우뚝 서 있다. 이런 기마상들을 많이 보아서인지 이제는 별로 감탄하는  마음이 들지 않는다. 한때 헝가리가 중부 유럽을 호령하던 시절이 있었다. 물론 천년전 까마득한 예날 이야기다. 그 당시 잘나가던 시절 헝가리를 대표하는 왕이 바로 이스트반 왕이다. 그러나 중세시대 이후 제대로 독립국가를 이루지 못하고 이나라 저나라의 지배를 받다가 17세기 이후에는 오스트리아의 지배를 받다가 1차 세계대전 이후 합스부르크 왕가가 붕괴하면서 비로소 독립을 하였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한때는 나치 독일의 편에 서기도 했다가 2차 세계대전후에는 소련의 위성국가가 되었다. 구소련이 붕괴한 후 헝가리는 EU와 NATO 회원국이 되었으나 아직 완전히 서방에 편입된 것은 아니며 다른 동유럽 국가와는 달리 과거 동맹국이었던 러시아와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왕궁에서 다뉴브강을 바라보고 왼쪽으로 걷다 보면 넓은 광장이 보인다. 광장을 지나면 집들도 있고 노천카페가 들어서 있는 평범한 거리의 모습이 나타난다. 부다왕궁이 부다페스트의 최대관광명소임을 입증하듯 주위에는 많은 관광객들을 볼 수 있었다. 광장에서 왼쪽으로 성벽이 있는 거리로 가면 장엄한 기마상을 볼 수 있고, 그곳에서는 부다 지구의 경치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멀리 낮은 산들이 있고 아담한 집들과 건물들이 산 중턱까지 펼쳐져 있었다. 한낮이 되자 태양은 뜨겁고 무더웠다. 하지만 습도가 높지 않아서 인지 땀은 그다지 많이 흘리지 않았다.

거리를 따라 조금 더 가면 화려하고 거대한 고딕 양식의 성당이 보인다. 가이드북이 없으니 성당의 이름이 무엇인지 연혁은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없어 답답하다. 성당의 외부는 현재 보수공사 중이었지만 내부는 입장료를 받고 관광객들에게 공개하고 있었다. 성당 앞에는 광장이 있고 하얀색의 뾰족탑이 인상적인 어부의 요새가 보였다. 왜 이름이 어부의 요새인지 알려면 가이드북이 필요한데 이제 명소에 얽힌 스토리는 포기할 수 밖에 없다. 그저 아름다운 건물과 성벽 그리고 경치를 보는 것으로 만족하는 수 밖에 없었다. 어부의 요새는 흰색의 성벽으로 그곳에서는 강건너 국회의사당이 더 잘 보였다. 국회의사당 건물은 정말 멋지다. 자주색의 지붕과 돔 그리고 첨탑이 선명했고 동화책에서나 나오는 마법의 성 같았다. 부다왕궁 투어는 이것으로 끝났다. 중간 중간 벤치에서 쉬기도 했는데 왕궁을 둘러보는데 생각보다 시간은 그렇게 많이 걸린지 않았다.

어부의 요새를 내려와서 모스크바 광장 쪽으로 갔다. 시간은 어느새 1시 30분. 뙤약볕에 돌아다니느라 배가 출출했다. 그래서 버거킹에 들어가서 햄버거로 요기를 했다.

모스크바 광장은 큰 쇼핑몰이 있는 사거리였다. 그래서 지하철을 타고 한정거장 가서 부다쪽 강변에서 내렸다. 한정거장 거리를 가는데 지하철을 이용한 것은 1일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24시간동안 무제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가끔씩 이렇게 지하철을 이용하면 체력과 시간을 아낄 수 있다. 강변에서는 강건너 국회의사당 건물이 더욱 웅장한 자태를 과시하고 있는데 왕궁에서 내려다 본 것보다 강을 사이에 두고 정면에서 바라본 모습이 더 인상적이었다. 왕궁과 그 주변을 어느정도 보았기 때문에 부다 지구의 마지막 볼거리인 겔레르트 언덕을 구경하기로 했다. 트램을 타고 강변을 따라가다가 겔레르트 언덕 입구에서 내렸다. 겔레르트 언덕 위에는 무언가 손에 잡고 두 손을 번쩍 든 여인의 동상이 보인다. 겔레르트 언덕도 그다지 높지는 않았지만 땡볕 속에서 오르막길을 오르다보니 힘도  들고 땀도 많이 흘렸다. 언덕으로 오르는 길 곳곳에는 전망대가 있는데 이곳에서는 에르제베트 다리와 자유의 다리를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다. 다뉴브강의 경치도 부다 왕궁에서 보았던 것에 비해 손색이 없었다. 오히려 이쪽 전망대에서 본 풍경이 더 훌륭한 것 같기도 하다. 언덕 꼭대기에 올라가 보니 작은 광장이 있고 두손높이 수건을 펼쳐 들고 서 있는 여인의 동상이 보인다. 그런데 생각보다 꽤 큰 동상이었다.

이곳은 많은 사람은 아니지만 더운 날씨에도 부다페스트의 전망을 감상하기 위해서 관광객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었다. 동상앞 계단에서 쉬고 있는데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카메라로 자신들을 찍어 달라고 하길래 오케이하고 찍어 주었다. 그런데 또 다른 카메라를 가져오더니 하나 더 찍어달라고 한다. 얼마든지. 언덕 정상에서 잠시 쉬다가 올라왔던 길과 반대방향으로 내려 왔다. 중간에 한국인 커플이 언덕을 올라오는 모습도 보인다. 언덕을 내려오니 목이 심하게 마르고 물도 다 떨어졌다. 그래서 노점상으로부터 맥주와 물을 사서 길옆에 앉아서 마셨다. 노점상은 친절하게도 아이스박스에서 꺼낸 맥주를 건네주었다. 한낮의 무더위 속에서 마시는 레벤브로이 캔맥주. 비록 노천카페에서 마시는 생맥주에 비할 바는 아니겠으나 목을 넘어갈때의 느낌은 정말 정도로 시원하고 상쾌했다.

겔레르트 언덕까지 둘러 보았으니 부다 지구는 거의 다 본 셈이다. 자유의 다리를 건너서 다시 페스트 지구로 왔다. 그리고 바찌 거리를 걸었다. 반바지와 티셔츠를 잃어버렸기 때문에 주변에 의류점에 들러 적어도 반바지만이라도 살 생각이었다. HM과 자라 뉴요커등의 브랜드샵들이 눈에 띄었다. 차례로 들어가서 옷을 구경했는데, 옷값은 싼 편이 아니었다. 아무리 싼 반바지도 60유로 정도 했다. 그냥 포기하고 데아크페렌츠광장으로 왔다. 금발의 아가씨가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는 가판대에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먹었다. 그런데 가격이 무려 600포린트 (1포린트=5원)나 했다. 비싼것 같다며 아가씨에게 투덜거렸더니 자기는 초보자라며 변명을 늘어놓는다. 관광지라서 그런지 바가지 상술이 극성인 것 같았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광장에 앉아 잠시 쉬다가 국회의사당을 한번 더 보기 위해 강변을 따라 걸었다. 시간은 오후 4시 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으나 부다페스트의 명소들을 거의 대부분 둘러보았다. 강변을 따라 걷다보니 강둑에 벗어놓은 구두들이 보였다. 다가가서 자세히 보니 조각상들이었다. 부다페스트도 약간은 엉뚱한 면이 있다. 강변에서 바라본 국회의사당은 더 크고 웅장해 보였다. 어느 각도에서 보아도 멋진 건물이었다. 하루 종일 뙤약볕에서 걷다보니 지칠대로 지쳐서 주변에 있는 동상들을 몇 개 구경하고는 민박집으로 돌아왔다. 저녁은 패스트푸드가 아니라 민박집 주변 수퍼마켓에서 빵과 우유 그리고 과일을 사서 거실에서 먹을 예정이다.

수퍼마켓에서 먹을것들을 사면서 음식물가가 너무 싸서 깜짝 놀랐다. 비록 사지는 못했지만 먹음직한 수박이 반쪽에 300포린트 우리나라 돈으로 약 1500원이었다. 그리고 사과나 복숭아 토마토 살구같은 과일들도 매우 저렴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른 팔뚝만한 크기의 빵이 100원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내 눈을 의심했지만 가격표에는 분명히 십몇 포린트라고 적혀 있었다. 그리고 맥주나 음료수 가격도 우리나라에 비해서 저렴했다.

숙소에 와보니 싱글룸 남자는 벌써 퇴근해서 세탁기로 빨래를 하고 있었다. 저녁도 숙소에서 해결하는 모양이었다. 대학생은 체크아웃해서 오늘은 나 혼자 남자방과 거실을 독차지할 것 같다. 거실 평상에서 수퍼에서 사온 음식들을 먹으면서 저녁을 떼웠다. 저녁을 먹고 나니 할일이 별로 없었다. 시간은 아직 9시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싱글룸 남자는 오늘도 부엌 테이블에서 노트북을 켜놓고 열심히 보고 있다. 달리 얘기할 상대도 없고 해서 싱글룸 사내에게 몇마디 말을 걸어 보았다. 먼저 말을 건네서인지 싱글룸 남자는 어제보다는 덜 무뚝뚝한 모습으로 이야기에 응해 주었다. 그러나 길게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거실의 테이블에는 PC가 놓여져 있었다. 꽤 오래된 사양이라 인터넷 속도도 빠르지 않았지만 유튜브에 접속해서 개그콘서트를 보았다. 2주정도 보지 못한 사이 새로 업로드된 내용들을 보면서 킬킬대며 웃었다. 인터넷 시대이다 보니 해외여행중에도 국내 TV프로그램들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덕분에 이국땅에서의 소외된 느낌은 덜 하지만 반대로 해외여행의 맛을 떨어뜨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11시가 가까이 되자 거실 밖에서 소리가 들렸다. 여주인의 목소리도 들리고 낮선 목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보아 투숙객이 새로 들어온 모양이었다. 그런데, 남자방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으로 들어가는 것 같았다. 여자 여행객들이 와서 여자방으로 안내하는 것 같기도 했다.  나는 거실 밖으로 나가 보지는 않았다. 침대에 누워 쉬고 있는데 거실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돌아보니 한 사내아이가 내가 누워 있는 이층침대를 올라가며 놀고 있는 것이다. 바로 주인집 아들이다. 녀석은 침대 위층에서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는 장난스럽게 쳐다보고 있었다. 몇살이냐고 물었더니 네살이란다. 녀석이 내려오자 사진을 찍어 주었다. 녀석은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지 귀여운 포즈를 취했다. 참 귀여운 녀석이다.

다음날 아침 7시가 되자 또 헝가리인 급사의 목소리가 들린다. “식사하세요,식사하세요". 오늘은 거실의 평상에 식사가 놓여졌다. 그런데 어제 새로 온 손님들은 가족이었다. 부부와 아들 딸 네명이 동유럽을 여행중이었다. 차를 렌트해서 폴란드에서부터 내려 왔다고 하는데 다음 행선지는 루마니아라고 한다. 부부는 50세 전후로 보였고 아들과 딸은 대학생으로 보였다.

오늘은 류블랴나로 떠나는 날이다. 12시 기차를 타서 9시간동안 기차여행을 해야 한다. 넉넉잡아서 10시쯤에 민박집을 나오기로 했다. 아침식사후 두어시간 정도 시간이 있으므로 국회의사당이 있는 다뉴브 강변까지 산책을 다녀오기로 했다. 민박집 앞 사거리에서 민박집에서 보았던 가족을 보았다. 지도를 펼쳐들고 열심히 체크중이었다. 혼자라면 모를까 가족이 걸어서 구경하려면 꽤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보았을 때 낮설었던 부다페스트의 거리도 3일째가 되니 더이상 새로울 것이 없는 낮익은 거리로 변해 있었다. 이런 식으로 사람들은 새로운 곳에 적응하는 것 같다. 민박집에 돌아오니 헝가리인 급사가 열심히 화장실을 청소하고 있었다. 나는 급사에게 키를 건네주고 배낭을 짊어지고 민박집을 나왔다. 지하철을 타고 류블랴나행 열차가 출발하는 델리역으로 갔다.

▶부다페스트 여행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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