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5일 일요일

동유럽 여행-류블랴나

저녁 8시 쯤 류블랴나에 도착한 후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다음날 아침 간단히 씻고 2층 레스토랑으로 가서 아침 식사를 하였다. 호텔의 아침 식사는 매우 다양하고 푸짐하게 제공되었다. 그래서 아침 식사를 가능한 든든하게 먹어두었다. 아침 식사를 마친 후 배낭을 챙겨서 일단 프런트 맡겨두고 체크아웃을 하였다.

아침 8시쯤 호텔을 나와서 프레세렌 광장쪽으로 걸어갔다. 류블랴나의 아침 거리 풍경은 무척 깔끔하고 차분해 보였다. 거리에는 르네상스와 현대적 양식의 건물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류블랴나는 다른 도시들에 비해 새롭고 독특한 디자인의 건물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그래서 젊고 참신한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프레세렌 광장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광장 주변에는 두개의 첨탑과 분홍색 외관이 인상적인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당이 있다. 프라하의 성 비투스 성당처럼 웅장한 성당은 아니지만 류블랴나에 어울리는 아담하고 예쁜 성당이다. 광장 중앙에는 프레세렌 동상이 있다. 프레세렌은 19세기 슬로베니아의 국민 시인이라고 한다. 그는 아주 애틋한 사랑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청년 시인 프레세렌은 한 여인을 본 후에 첫눈에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율리아. 그녀는 귀족 출신으로 이미 결혼을 한 몸이었다. 평민인 프레세렌으로서는 감히 넘볼 수 없는 여인이었다. 하지만 그녀를 마음속 깊이 흠모했던 프레세렌은 그녀에 대한 사랑을 간직한 채 평생 독신으로 살다 죽었다. 요즘 세상에는 있을 수 없는 순도 높은 사랑 이야기다. 재미있는 것은 프레세렌의 시선이 향하는 곳에 율리아의 조각상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동상 맞은편에서 그녀의 조각상을 찾아 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어딘가에 분명 있을 것이다.

프레세렌 광장에는 아침인데도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 들었다. 프레세렌 광장앞으로 류블랴나 강이 흐르고 있다. 강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작고 아담해서 개울이나 수로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았다. 류블랴나 강에는 세개의 다리가 이색적인 삼중교가 있다. 강 건너편으로는 류블랴나 성이 보인다. 먼저 류블랴나 성을 구경하기로 하고 삼중교를 건너갔다. 류블랴나 강에는 삼중교외에 운치 있는 다리들이 여러개 있다.

다리 위에는 여러가지 재미있는 조각상들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다리 위에서 바라본 류블랴나 강과 주변의 풍경은 바라보면 낭만적인 감상에 빠지게 한다. 류블랴나성까지는 케이블카가 운행하고 있으나 성이  그다지 높지 않은 언덕에 있기 때문에 충분히 걸어서 올라갈 수 있다. 오르막길을 오르는 중간 중간 멈춰 서서 류블랴나 시내의 멋진 풍경도 감상하였다. 류블랴나 성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전망대다. 전망대는 류블랴나 시내와 외곽지역까지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아주 매력적인 곳이다. 류블랴나는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에 형성된 도시다. 도시는 넓게 펼쳐져 있지만 고층 빌딩은 찾아보기 어렵고 건물 사이사이로 나무들이 매우 많다. 점심 햇살은 비록 강하지만 바람이 시원하게 불고 워낙 좋은 풍경에 도취되어 한참 동안 전망대에 머물렀다.

성을 내려와 이번에는 관광지도를 펼쳐들고 류블랴나의 명소들을 찾아다녔다. 관광지도에는 약 30여개의 명소가 표시되어 있는데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을 제외하면 반나절이면 충분히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침을 든든히 먹었지만 오후 두시가 되자 배가 고팠다. 그래서 역 주변에 있는 케밥 전문점에서 케밥과 콜라를 사 먹었다. 케밥 콜라 세트에 5유로 정도 하는데 케밥은 맛도 좋을 뿐만 아니라 안에 닭고기와 토마토 야채등 내용물이 정말 많다.

케밥을 먹고 슬로베니아 국립 갤러리를 찾아 갔다. 슬로베니아 국립 갤러리는 슬로베니아의 화가와 조각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곳이다. 그림들은 주로 프랑스 인상주의의 영향을 받은 작품들이 많았다. 하지만 작품들은 모두 기품이 있을 뿐만 아니라 슬로베이나의 독특한 감성이 느껴졌다. 특히 인물화들이 인상적이었다. 국립 갤러리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이바나 코블리카의 작품이다. 그녀는 프랑스 화단에도 꽤 명성을 알린 슬로베니아의 여류화가로 그녀의 대표작 ‘여름'은 걸작으로 꼽히고 있다.

갤러리를 관람하고 다시 프레세렌 광장을  찾았다. 오전에 찾지 못했던 율리아의 조각상을 찾고 싶었다. 거리를 두리번 거리다 드디어 그녀의 조각상을 찾았다. 프레세렌의 시선이 향하고 있는 집 벽에 그녀의 하얀 석상이 있었다. 율리아의 조각상은 창문을 통해 프레세렌을 바라보는 모습으로 만들어져 있다.

마지막으로 류블랴나강의 강변 풍경을 감상했다. 보면 볼수록 아름다움에 빠져드는 풍경이었다. 크고 화려한 것보다 아담하고 소박한 풍경이 오히려 사람의 마음을 더 매혹시키는 것 같다. 강변 풍경을 감상한 후 5시 40분 자그렙행 열차를 타기 위해 호텔로 돌아와서 배낭을 찾은 후에 역으로 향했다.

▶류블랴나 여행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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